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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국민의 눈을 속여가며 인터넷에 대한 통제 및 검열을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
정통부는 지난 19일 입법예고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이른바 '통신질서확립법', 이하 통신망법)에서 '불법정보' 관련 조항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의 분쟁조정기능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인터넷 검열 관련 조항을 모두 삭제한 것처럼 언론보도를 유도한 바 있다. 그러나 21일 입법예고된 '전기통신사업법'(이하 통신사업법) 개정안에는 '통신망법'에서 빠진 독소조항들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옮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독소조항, '이법'에서 '저법'으로
우선, 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불온통신' 관련조항(제53조)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정통부는 당초 '통신망법'에 '불법정보' 조항을 새로 삽입하려 했으나,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통신망법에서 관련조항을 삭제한 대신 통신사업법에 관련조항을 존치시킨 것이다. 이 조항은 99년에 위헌소송이 제기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또한 개정안은 존폐가 논의되는 윤리위의 기능과 위상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내용을 추가했다. 즉, 윤리위 업무에 '정보내용등급자율표시촉진' 기능과 '명예훼손 등에 대한 피해분쟁 조정' 기능을 새로 추가하고, 윤리위 위원을 대통령이 위촉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기중 변호사는 ""통신망법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정통부가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척하며 이를 보도시키고, 한편에선 통신사업법에 그 내용을 슬쩍 집어넣음으로써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원 보안검열 부활
한편, 내년 7월 시행을 목표로 한 '정보통신기반보호법'(기반보호법) 제정안은 '온라인 시위 규제'와 '국정원 개입'마저 명문화하고 있다.
기반보호법(안) 15조와 33조는 '온라인 시위 규제'와 '처벌'에 관련된 조항으로서, 이는 최근 정통부 홈페이지에서 벌어진 '온라인 시위'와 같은 인터넷상의 의사표현을 철저히 규제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또한 이 법안은 국가정보원장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공단체가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전자적 침해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보호대책 수립, 예방 대응 복구 등에 관한 관리적, 물리적, 기술적 업무 지원과 전자적 침해행위에 대한 경보조치, 대응시스템 구축, 침해 예방정보의 제공 등의 업무를 수행""(제6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측은 ""이 조항은 94년 안기부의 전횡을 막기 위해 각 행정기관장에게 위임했던 권한을 다시 국정원에 되돌리는 것""이라며 ""이는 사이버상의 보안검열이며, 나아가 국민개개인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진보네트워크 장여경 정책실장은 ""최근 정통부가 내놓은 법안들은 지배권력이 인터넷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정돈하려는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수호라는 측면에서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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