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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민의 바람 저버린 굴욕적 결정
GSOMIA 종료 연기 결정 반대한다.
–동북아 군사 갈등 심화하는 GSOMIA 폐기해야–
문재인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 반대한다. GSOMIA를 즉각 폐기하라.
11월 22일 오후 6시 한국정부와 일본정부가 동시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언제든 GSOMIA를 종료시킬 수 있다는 조건 하에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키로 했으며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절차를 정지키로 했다. 이에 일본은 한국과의 무역관리체제 개선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조치는 변경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부당한 조치와 관련해 한국정부가 대응했던 실질적 조치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것에 반해 일본과의 대화 재개라는 결과가 불투명한 합의만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굴욕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몇 개월간 지소된 한일 간 갈등의 주된 원인은 일본에 있다. 일본은 일제강점시 강제징용문제와 관련된 일본의 전쟁범죄행위에 대한 한국 사법부의 정당한 판결을 문제 삼으며 경제보복조치에 나섰고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조치가 GSOMIA 종료 결정이었다. 지난 8월 22일 정부 역시 GSOMIA 종료 결정을 하며 협정 파기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일본이며 일본과의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협정 유지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결정에 앞서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국민의 대다수는 압도적으로 GSOMIA 종료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렸다는 점에서도 중대한 잘못으로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GSOMIA 종료 결정 철회의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에 주목한다. 미국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부당한 경제보복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한국의 GSOMIA 종료 결정이 있자 전방위적으로 한국을 압박하는 행태를 보였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한국에 실망했다”는 식의 직설적이고 무례한 표현을 일삼았으며 미국 의회는 물론 국무부, 국방부 고위 인사들이 총 출동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 두 동맹국 간의 관계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않았으며 한미동맹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찾아볼 수 없었다.
GSOMIA는 협정의 반 평화성, 체결과정에서의 졸속성 등 측면에서 그동안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GSOMIA는 본질적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한·일 두 동맹국을 중심으로 구축하려는 미국 주도 군사패권전략의 산물이다. 북·중·러를 겨냥하는 이 군사협력체제가 동북아의 냉전체제를 유지·강화하고 대상국들을 자극해 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그 전제가 되는 GSOMIA는 그 자체로 반평화적인 협정이었다. 파행적 체결과정도 문제였다.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 당시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처리하려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11월 체결될 당시에도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졸속으로 처리된 바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GSOMIA 종료 연기 결정을 철회하고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중단해야 하며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야 한다.
2019년 11월 23일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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