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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용시설 정립회관 노동자들이 지난 14일부터 3일간 시설의 민주적 운영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한부 파업을 진행했다. 이들의 주장 중 하나는 연장근로·휴일·생리휴가 수당을 지급하거나 정 안되면 대체휴가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휴일을 쓰지 못할 때 초과근로를 했을 때 수당을 받는 건, 노동자라면 당연한 근로기준법 상의 권리다. 우리는 이를 통해 정립회관 노동자들이 근기법 상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뒤늦게 눈뜨게 됐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사회복지 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초과근무 시 수당 등의 지원을 못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장시간 노동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투쟁의 결과, 장애인·아동·노인생활시설의 노동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2교대제, 즉 하루 12시간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비인간적이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조건에서 사회복지가 발전하기란 불가능하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원하는 건 물론 적정 인원이 확충되고 최소한 근로기준법 상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민간 사회복지 법인에 국가의 복지 업무를 위탁시킨 대가로 주는 보조금이 너무 낮다는 데 있다. 또한 민간법인들은 자 부담을 늘리려는 노력 없이 낮은 보조금을 핑계삼아 노동자들의 인권을 묵살해왔다. 사회복지 노동자들에게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희생'과 '봉사정신'은 이러한 현실에 지렛대처럼 작용했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은 ""여기에 돈 벌러 왔냐?""는 비아냥거림에 위축되곤 했다. 이들이 노동을 투여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복지를 제공한다는 엄연한 사실은 쉽사리 무시됐던 것이다.
사회복지는 종사자들에게 생존의 터전이며 노동의 현장이다. 정부는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조금을 늘리고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에게 '봉사'와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의 전근대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 때, 사회복지의 미래는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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