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주민등록표에는 무려 141가지의 개인신상정보가 기록됩니다. 자기 소개를 141가지로 분류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자기 자신보다도 국가가 자신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주민등록제도가 국민들의 프라이버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며, 현행 주민등록법의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주민등록법 개정을 위한 행동연대’. 최근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행동연대는, 수십년간 ‘비판의 성역’이었던 주민등록제도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활동이 주목된다. 아직 구성이 엉성하지만, 행동연대의 홈페이지에는 이들이 왜 주민등록제도를 상대로 싸움을 거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행동연대가 지적하는 주민등록제도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너무 많은 개인신상정보가 기록되며, 행정전산망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78가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수집되는 개인정보 가운데엔 남에게 밝히기 싫은 내용까지도 당연한 듯이 포함되어 있다. 행동연대는 “통계를 목적으로 한다는 명분 아래 실제 동거기간이나 초 재혼 여부, 실제 수태 기간 등을 기록하게 되어 있다”며 “그것이 왜 필요하냐?”고 따져 묻는다.
두 번째는 그렇게 수집된 개인정보가 어디로 새고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자 데이터베이스화된 개인정보들은 각종 통합전산망을 통해 더욱 쉽게 이용될 수 있다. 행동연대는 “이미 30개에 달하는 행정기관이 수십 가지의 업무에 행정전산망을 활용하고 있다”며 “각 기관끼리 업무를 위해 공유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무한대에 달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렇게 축적된 정보들은 이미 사기업으로도 흘러가고 있다. 제1, 제2금융권간에는 개인정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가 연동되고 있으며, 개인 신용상태 등은 모든 금융기관이 활용한다. 특히 경찰, 검찰, 국가정보원 등 공안기관은 범죄수사 또는 신원확인을 위하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실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행동연대는 지적한다.
행동연대는 “주민등록법에 대해, 그리고 그 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모든 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서 국민 자신의 기본권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다. 행동연대 홈페이지에서는 주민등록법이나 주민등록증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접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