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지난 19일 서울지방법원 민사23부는 김해근(서울대 졸) 씨 등 대학생 5명이 경찰의 불법연행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해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판결요지를 소개한다.
서울지방법원
사건: 98가단287027 손해배상(기)
원고: 최진호, 김진식 외 3인 담당 변호사 김도형
피고: 대한민국
주문: 최진호의 청구는 기각한다 김진식 외 3인에게 각각 3백 만원씩을 지급하라
1. 원고 최진호의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98. 5. 28. 6:30경 서울 종로 3가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민주노총 집회와 관련하여 업무를 수행 중이던 피고 산하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전경들로부터 불심검문을 받게 되었는데 원고가 전경들이 신분과 소속 및 검문이유 등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전경들에 의하여 강제로 근처 파출소로 연행 당하는 불법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위자료 금 5백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증인 민병호의 증언만으로는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원고 김진식, 김해근, 조영상, 라정인의 청구에 대한 판단
(중략)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2) 원고 김진식, 김해근, 조영상, 라정인에 대한 불심검문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불심검문 과정, 그 이후에 이루어진 연행, 석방과정에 비추어볼 때 전경들은 원고 김진식, 김해근에 대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제4항, 제7항에 위반하여 정당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채 불심검문을 하고 위 원고들을 불법으로 연행, 감금하였다할 것이고 또 원고 조영상, 라정인에 대하여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5항, 제6항, 제7항에 위반하여 임의동행과정에서 고지하여야할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위 원고들을 6시간을 초과하여 불법으로 감금하였다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 소속 전경들의 위와같은 직무집행상의 과실로 인하여 원고 김진식, 김해근, 조영상, 라정인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중략)
라.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중략) 살피건대, 위 원고들의 연행과정에 비추어볼 때 위 원고들에 대한 연행 등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소정의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고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주민등록증의 제시요구 역시 주민등록법 제17조의 10 제1항 소정의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사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를 넘은 이 사건 연행, 감금행위가 정당하게 되는 것도 아니므로 위 항변은 이유없다.
또한 피고는 위 원고들에 대한 연행 등이 범죄의 예방과 제지 차원의 격리조치로 이루어진 정당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중략)
3. 결론
원고 김진식 외 3인의 청구는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각 일부 인용하고, 원고 최진호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한다.
2000. 1. 19
판사 전주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