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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들이 갈수록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IMF한파가 불어닥친 이후 일자리도 잃고 임금도 떼인 외국인노동자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4월부터는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집중적으로 벌어질 예정이어서 외국인노동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3월말까지 출국하는 불법체류자들에겐 벌금을 물리지 않되, 그 이후부터는 집중적으로 불법체류자를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 1월 1만명 가량의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을 떠나는 등, 3월말까지 4-5만명 정도가 출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20만명 이상의 불법체류자들은 출국하지 않을 전망이다.
단속에 걸릴 경우 수백만원의 벌금을 물고 강제출국 당해야 하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이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는 △한국에 올 때 진 빚(8백-1천만원 가량)을 갚지 못했거나 △산재보상 또는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해성 목사(성남 외국인노동자의집 소장)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는 출국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마지막 선처를 베푸는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산재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그나마 외국인노동자들이 맺힌 한을 풀고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불법체류자 집중단속 방침은 영세기업주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 당초 정부의 의도는 불법체류자들이 빠져나간 일자리를 국내 노동자로 채움으로써 고용문제를 해소해 보겠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들이 주로 취업해 온 3D업종에서는 단속이 오히려 '구인난'만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소기업연합회의 허태곤 대표는 ""내국인들은 영세기업에 오려고 하지 않아 3D업종에는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해성 목사는 ""한국인들이 먹고살만 하거나 국민성이 게을러서 3D업종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5인이하 사업장엔 산재보상이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다치고도 손해만보는 자리에 왜 가겠냐""며 ""5인이하 사업장에도 산재보상과 근로기준법을 적용해 한국인들이 일할 수 있는 풍토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월부터 집중단속이 시작될 경우 불법체류자 뿐 아니라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한 기업주들 역시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기업주들은 '벌금납부'와 '인력난' 가운데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영세사업주들을 위해서는 단속보다 양성화가 필요하다""며 ""이미 불법체류자 합법화를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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