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시민 여러분, 차별금지법은 모든 영역에서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입니다. 도덕교과서에나 나올 것 같은 너무도 당연한 이 문장을 담고 있는 법이 제정되기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과 힘겨운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요?
그건 그만큼 우리 사회에 여전히 차별이 만연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차별이 존재하지도 않는데 왜 난리냐고 말합니다.
성별, 장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병력, 출신지역, 외모, 가족형태,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차별금지법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차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는 특징들입니다. 혹시 들으시면서 저거까지? 하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단어가 있으셨나요? 혹은 모든 단어가 편하지 않으셨나요? 그 지점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차별이 일어나고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직 변호사입니다. 그러나 저는 4월이면 이직을 고민해야하는 1년짜리 계약직 노동자입니다. 저는 목소리가 조금 높은 남성입니다. 아닙니다, 저는 사실 머리가 짧은 여성입니다. 제 애인은 남성일수도, 여성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 서서, 이야기 하는 저에 대한 생각들이 어떻게 바뀌셨나요?
저는 모든 순간에, 동일한 나일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모두가 스스로에 대해 어디까지 이야기하고, 어디서부터는 숨겨야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살고싶습니다.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을 감추지못했다는 이유로, 죽음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 살고싶습니다.
차별금지법은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모두가 온전한 나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시민분들께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도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위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