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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혐오세력에 굴하지 말고 한국의 스톤월항쟁,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신청 수리하라
미국 뉴욕에는 스톤월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사회에서 소외된 성소수자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었다. 1969년 6월 28일 경찰은 스톤월이 동성애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급습하였고 성소수자들을 비롯한 고객과 종업원들을 가게에서 내쫓고 체포하였다. 그러나 성소수자들은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하며 ‘스톤월 항쟁’을 일으켰다. 항쟁은 들불처럼 번졌고 이는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의 시발점이었다.
서울시는 늘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동안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서울광장 사용 승인을 미루곤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핑계를 넘어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고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일부 개신교 세력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서울광장은 한국 퀴어문화축제의 역사에서 미국의 스톤월과 같은 상징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스톤월 사건이 ‘스톤월 항쟁’으로 이어졌듯이,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서울광장 사용 승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서울시는 ‘2023년 서울퀴어문화축제 항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서로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어떠한 차별이나 배제에도 반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가톨릭 간추린 사회교리 144항 참조). 예수 그리스도가 스톤월의 그 자리에 있었다면 주님께서는 성소수자들과 함께 항쟁에 참여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사람들은 물론 상처 받은 사람들과 동행하기 위해 2023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기쁘게 함께하실 것이다.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말씀을 따르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혐오를 쏟아내는 일부 개신교 세력은 회개하라. 혐오는 하느님의 언어가 아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는 복음말씀을 따르라. 정성과 겸손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경배는 차별, 증오, 폭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신성함 존중, 다른 이들의 존엄과 자유 존중, 모든 이의 행복을 위한 사랑의 헌신으로 이어짐을 기억하라 (교황 프란치스코, 회칙, 모든 형제들, 283항 참조).
가톨릭교회의 신자인 우리들은 이렇게 요구한다.
하나. 혐오세력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배제, 공격을 즉각 멈춰라.
하나. 서울시는 조례에 따른 적법한 절차는 진행하지도 않은채 모든 것을 절차와 원칙대로 결정하였다는 거짓을 사과하고 서울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신청을 수리하라.
2023년 5월 10일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가톨릭 여성퀴어 알파오메가,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 가톨릭독서포럼, 우리신학연구소,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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