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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삼미특수강 노동자들과 안티포스코 홈페이지 운영자는 포항제철(주)이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인 '홈페이지 도안 사용금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출하였다.
지난 4월 3일 포철은 '안티포스코(ANTI-POSCO) 홈페이지의 도안이 자사 홈페이지의 도안을 모방하여 자사의 인격권과 저작권을 침해하였다'며 이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4월 17일 서울지법 이선희 판사는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포스코 로고와 포스코 빌딩 배경화면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문제의 도안은 찢겨진 모양으로 운영되어 왔다. <관련기사 본지 2000년 4월 13일자>.
포철은 97년 삼미특수강을 인수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포철은 고용승계를 하지 않아 약 245명의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문제의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그 부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홈페이지는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당연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포철을 '나쁜 회사'로 전제하고 포철의 상징마크에 ×표를 했으며, 이런 나쁜 회사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그 로고인 'POSCO'앞에 '반대'라는 뜻의 영문자 'ANTI'를 덧붙인 것이다.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표현의 자유
8일 제출된 이의신청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포항제철이 나쁘다'라는 외침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그것을 '상징마크'로 나타낸 것도 또한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따라서 이같이 표현했다 하여 포철의 인격권을 침해했다 할 수 없다. ▲포철 홈페이지의 도안이나 본사 촬영 사진 등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것의 사용이 포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다. 또한 포철의 로고인 'POSCO'는 제호 자체에 저작권이 미치지 아니하며 설사 저작권이 미친다 하더라도 'ANTI'라는 단어와 결합됨으로써 회사의 로고로서 기능을 상실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공공연하고 명백하게 패러디한 것임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패러디'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을 뚜렷이 갖추고 있다. 패러디가 일반화되고 있는 현 실정에서 안티포스코 정도의 개작은 저작권법에 의해서도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어 삼미특수강 문제가 오히려 크게 부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8개국 10개에 달하는 진보네트워크들이 이미 안티포스코의 원래 도안을 그대로 사용한 복제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25일에는 미국의 신탁회사인 보스톤 월든자산운영부 대표가 포철주식 7,000주를 소유하고 있는 이 회사의 의뢰인들을 대표하여 유상부 포철회장에게 삼미노동자들의 복직을 권유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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