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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8일, 이 땅에서 최초로 열렸던 '민중의 복지, 노동권·생활권 쟁취를 위한 연대한마당'이 2박3일간의 모든 행사를 마친 날이다. 개막식과 토론회가 중심이었던 26일 '선언의 날'을 치루고, 참여노동자들이 각자 한마당을 만들기도 하고, 문화제로 함께 어우러졌던 27일 '어울림의 날'을 거쳐, 28일 '행동의 날'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노동자, 방글라데시아, 네팔, 필리핀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 방진복을 입은 산재노동자, 린나이코리아서비스노조와 한국통신계약직노조의 비정규직노동자, 실업노동자 그리고 제 운동단체들이 천지인이 라이브공연을 하는 대형트레일러 앞뒤로 행렬을 만들어 여의도에서 연세대까지 행진을 했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보자.
버스 타는 데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장애인노동자, '우리도 이 세상을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 일할 때는 산업역군이요, 노동재해 후에는 산업쓰레기 취급 받는 산재노동자, '한 순간의 재해가 영원한 장애일 수 없다. 원직장 복귀 보장하라'/ 청원경찰만 봐도 피해가야 한다는 이주노동자, '그 누구도 스스로 원해서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았다. 불법체류자 사면하고 정당한 노동권을 보장하라'/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만으로 더 많은 노동에 더 적은 임금을 강요받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노동3권 보장하라'/ 실업은 결코 개인의 무능력 때문이 아니라고 외치는 실업노동자, '실업자도 노동자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라'
어느 것 하나 우리가 외면할 요구인가? 아니 어느 것 하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절실하지 않은 요구가 있는가? 한마당에 참여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한 두 번 씩 눈물을 삼켰다. 토론회 때도, 문화제 때도, 행진할 때도. 요구들이 절실했을 뿐만 아니라, 그 요구를 스스로 싸워서 쟁취하겠다는 의지가 너무나 진실하고, 순수했기 때문이다. 주변부노동자에 대한 막연한 동정과 시혜, 애매모호한 도덕적 당위 따위는 더 이상 자리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사각을 허물며, 너무 먼 복지, 이제 우리 손으로'라는 슬로건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혹자는 ""초기 전노협 만들 때 느낌이었다"", ""1988년 1차 전국노동자대회의 감동과 똑같았다"", ""나이가 먹더니 눈물이 많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도 다 나같은 심정이었더라"" 등등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나 역시 동감이다.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 그리고 그 보다 열 배쯤은 그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고마웠다. 왜냐하면 그 자리는 운동의, 희망의 새로운 싹이 트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한다. 이 자리가 지금보다 훨씬 의미있게 평가될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것을.
(김혜란 씨는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사무처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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