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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사건 지휘검사는 과연 '인권의 마지막 보루'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인가?
23일 최종영 대법원장은 임기만료로 퇴임하는 대법관 6명의 후임자 속에 강신욱 서울고검장을 포함시켜 김대중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강신욱 서울고검장은 지난 91년 서울지검 형사1부장으로서 이른바 '유서대필'사건의 지휘를 맡아 강기훈(당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총무부장) 씨에게 징역 3년의 유죄판결이 내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유서대필'사건 치명적 사법불신
명지대 1학년이었던 강경대 군이 시위도중 '백골단'에게 맞아죽은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범국민적 항의운동이 65만 명의 시위대를 동원하면서 정점으로 치닫던 91년 5월 18일, 검찰은 '유서대필'사건을 발표했다. 정권에 대한 잇따른 분신항의를 ""재야가 배후조정 하고 있다""는 악성 루머가 유포되는 가운데 검찰은 5월 8일에 서강대에서 분신 투신한 김기설 씨 유서를 강기훈 씨가 대신 써주었다고 단정했다. 이 사건은 수사과정, 재판과정 모두가 상식을 초월하는 억지와 의혹으로 점철되어 있다. 강기훈 씨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풍부한 증거들은 거의 다 ""조작된 것""이라는 한마디로 배척되었지만 그것을 ""조작""했다는 범인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문서감정실장 김형영 씨가 검찰의 희망대로 감정을 해주었다는 충분한 정황이 제시되었으며, 김형영 실장이 제출한 '감정서'는 결론만 있고 이유설명은 거의 없는 이상한 '감정서'였다. 더구나 1심 재판 후 그가 오랫동안 돈을 받고 허위감정을 해온 사실이 밝혀지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결국 ""돈은 받았지만 감정은 허위가 아니었다""는 웃지 못할 논리가 그를 보호했다. 또한 검찰이 재판 결과를 좌우할 결정적인 김기설 씨 필적자료를 숨겨온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요컨대 이 사건은 당시 노태우 정권의 '위기 탈출용' 조작사건이라는 강한 의혹을 낳은 사건이며 국민 사이에 치명적인 사법불신풍조를 조장한 사건이었다.
""끝까지 범인으로 몰고 갔다""
그로부터 9년, 강신욱 검사는 승진을 거듭하다 드디어 대법원의 문턱에 서 있으며 그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94년 만기출소하여 현재 모 외국어학원에 근무하는 강기훈 씨는 강신욱 검사가 대법관에 임용제청됐다는 소식을 접하자 ""그는 조사 도중에 내가 범인이 아님을 분명히 알았지만 끝까지 나를 범인으로 몰고 간 사람""이라며 ""정말 한심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당시 용의자의 한사람으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은 임 아무개(학원 경영) 씨도 강신욱 검사에 대해 ""기훈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검사들이 재떨이로 쓰는 1회용 종이컵을 임 씨의 얼굴에 던지는 등 ""거의 정신병자처럼 날뛰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시민 사회단체들은 이번 강신욱 검사 임용제청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윤기원 변호사는 ""이대로 지나칠 수 없다""며 27일 내부 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며 참여연대 역시 강 검사를 부적격자로 규정, 임용반대운동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대법관 임용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7월 6일과 7일에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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