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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한사코 거부해 온 나라가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집행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될 수 있을까?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UNHCR 집행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92년 국제난민조약과 선택의정서에 가입한 이래 단 한 명의 난민신청자에게도 난민지위를 부여하지 않았다. 99년 8월까지 53명에 이르는 난민신청자 중 일부가 자발적으로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핍박사유에 대한 적절한 증명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난민의 지위를 얻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96년 내전에 따른 징집을 거부하며 난민신청을 한 알제리인의 경우 본국으로 송환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징집기피는 난민신청의 사유가 될 수 없다'며 난민신청을 기각함으로써 강제출국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출입국관리소가 난민신청서를 받기 전 임의적으로 사전심사 과정을 두어 신청접수 자체를 거부해 인권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난민 자체를 거부하는 정부
그동안 UNHCR의 요청으로 몇 사람의 난민신청을 대신해 주기도 했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경주 간사는 ""우리정부가 난민보호에 힘쓰기보단 무관심과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난민들의 인권을 상당히 유린해왔다""고 비판했다. 장 간사는 ""난민신청을 하려는 사람은 입국 후 60일 이내에 난민신청서와 자신의 상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들을 출입국관리소에 제출해야하는데 도망나온 외국인에게 이러한 준비를 60일 안에 마치라고 하는 것부터 잘못""이라며 ""한국정부가 UNHCR 집행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된 이상 난민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찬운 변호사 역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박 변호사는 ""이사국은 난민보호행위는 물론 난민보호를 위한 기본정책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난민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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