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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14일 주한미군사령부는 문화관광부에 용산미기지내 헬기장을 서울 이촌 1동 한강고수부지로 이전할 방침이라며 대지 1만 5천평을 내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은 문화관광부에 이 요청을 수락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미8군 사령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며, 다른 시민사회단체도 본격적인 반대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의 헬기장 한강고수부지 이전에 관한 문제점을 들어봤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문화관광부에 사전협의 없이 용산기지 내 헬기장을 한강고수부지로 이전하겠다고 통보했다. 과연 이 나라가 주권이 있는 나라이고 그 주권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되묻게 하는 오만방자한 태도이다. 미군은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우리는 다시금 미군의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해야만 한다.
2차대전의 전범국이며 패전국인 독일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에 의해 분할통치를 당해야만 했다. 프랑스, 영국, 미국은 독일의 영구한 분단을 원치 않고 통독이전의 서독으로 주권을 이양했다. 하지만 동독에는 구소련이 해체되기 전까지 소련군이 주둔하는 민족분단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같은 2차대전의 전범국이며 패전국인 일본은 분단의 고통을 당하지 않았다. 미국이 중공과 소련의 견제를 위해 한반도를 소련과 분할통치하는 만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는 친일파와 이승만 친미주의자들만이 원하는 분단이었다. 이로 인해 민족이 분단됐고 6, 25 동족상잔의 원인이 됐다. 말하자면 일제국주의에서 미제국주의로, 일장기가 내려지고 성조기가 올라간 것에 불과했다. 이러한 치욕의 현대사가 미군 존재의 원인이다.
미국에 의한 남북분단으로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노근리, 이리역을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서 양민학살을 자행됐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이고 양민학살에 대한 진상조사를 노근리로 축소하려는 오만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저지른 국민학생 성추행을 클린턴 대통령이 일본국민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한 경우와 너무도 대조적인 반응이다.
한강에 미군기지를 만들자고?
치누크 20인승 헬기 6대가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1만 5천평 이상의 부지를 제공해 줄 것, 홍수에 피해가 없도록 6m 이상으로 부지를 성토해 줄 것, 이촌역 앞에서 고수부지 헬기장까지 전용도로를 건설해 줄 것 등의 구체적인 요구를 통보했다.
한강은 우리 민족의 상징이며 젖줄이다. 한강고수부지는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온 국민의 휴식처이다. 또한 고수부지는 홍수시 범람을 막아주는 일천만 서울시민들의 안전막이다. 한강에 다리를 건설하는 것도 물의 흐름을 막는 요인이 되기에 다리 건설시 물의 흐름에 최대한 지장이 없게 설계한다. 이러한 한강의 상징성과 기능을 무시한 주한미군의 처사는 한마디로 신식민지적인 발상이며 주권침해이다. 미군기지로 인해 2번의 물난리를 입고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었던 제2의 파주물난리를 자행하겠다는 통보이다. 1만 5천평 이상을 6m이상 성토한다는 것은 해마다 장마철만 되면 한강의 범람을 우려하는 일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침해하는 만행이다. 어디 이뿐인가, 인근 시민들이 밤낮으로 겪을 헬기 소음과 상·하수관 등의 기간시설관리는 어찌할 것인가.
용산미군기지는 89년 이전에 이전하기로 합의한 곳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무성의한 태도와 과도한 이전비용 요구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모든 미군기지는 이전이 아니라 철거해야 한다. 용산미군기지는 다른 곳으로 이전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전하면 이전 한 곳의 지역주민의 기본적인 인권은 물론, 환경파괴와 미군범죄 등의 사회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미 용산구청장은 용산미군기지내 지하 1층, 지상 6층의 호텔과 주차장을 관할 관청과 합의하지 않는 불법 건축행위로 적발하고 철거를 촉구했고, 미군이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력을 동원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는 한 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규정에도 없는 임의 신·증축으로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문화공보부는 물론, 서울시도 주한미군의 어처구니없는 고수부지 이전 통보에 대해 절대불가 방침을 고수해야만 한다. 또한 시민단체 역시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야만 한다.
SOFA개정 없인 문제해결 안 돼
주한미군의 비상식적인 통보는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기인한다. 미군이 원하는 곳이면 육·해·공 어디든지 허여 해야하는 조항(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 SOFA 제31조)과 기지와 시설 사용에 대한 무상영구적 권한(한미상호방위조약 제6조)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용산미군기지를 반환 받으려면 불평등한 SOFA 전면개정을 통해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 이번 고수부지 이전을 통해 드러났듯이 미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미군의 편리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둔하는 것임이 다시금 만천하에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평등한 소파로 개정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주한미군이 어떤 통보를 할지 모른다. 다시는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하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
불평등한 소파 개정만이 주한미군의 오만방자한 통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개정합시다! 불평등한 소파!
최종수 신부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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