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한 노동자가 세상을 떴다. 지난 5일 집회 참석을 위해 전철을 기다리다 망가진 깃발을 손보려 기울인 깃대가 고압선에 닿아 전신 60% 화상을 입고 입원, 20여 일의 투병 끝에 숨진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경인지역본부 총무부장 최진욱. 그를 보낼 수 없는 수많은 이들이 30일 오전 9시 마포구 건강보험공단(이사장 박태영) 앞을 가득 메웠다. 전날 오후 각지에서 상경, 시신이 안치된 한양대병원 앞에서 밤을 세운 7천여 동지들과 유족들이 공단 앞에 도열한 가운데 만장, 영정, 운구가 천천히 들어섰다. 현관 앞에 내린 관 위에는 무수한 만장이 쌓이고 노제가 시작되었다. 생전의 육성이 담긴 투쟁사에 여기저기서 오열이 터진다. 고인이 생전에 그처럼 들어서고 싶었던 공단 건물은 7월 1일 폭력진압 이후 아예 눌러앉은 경찰에 막혀 있다. 살아서 들어갈 수 없던 사무실을 죽어서야 그것도 단 3명의 대표자와 함께 둘러보고 작별을 고한다. 영정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광장은 노동자와 깃발의 숲. 고인의 '동지'가 헌사를 한다. "우리 그대의 뒷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걸세 그대의 긴 여정에 쓰디쓴 소주 한잔 올리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