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진영종의 인권이야기
내용
"세상에서 똑 같은 것을 찾아보기란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아니, 꼭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철쭉과 진달래가 서로 다르고, 같은 진달래도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르다. 봄에 다르고 여름에 다르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무심히 보면 같은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정말 다르다.  사람은 더욱 더 같지 않다.

사람은 인종, 성별, 종교, 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말이 사람이 똑같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어떻게 미국사람과 아프가니스탄 사람이 같을 수 있으며, 이스라엘 사람과 팔레스타인 사람이 같을 수 있는가? 또 쿠바 사람과 미국 사람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생긴 모양도 다르고 처한 사정도 너무 다르다. 또 같은 나라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차이가 난다. 같은 미국 땅에서도 백인과 흑인이 언제 같아 본 적이 있는가? 사회적인 처지가 같아 본 적이 역사적으로 한번도 없었다. 같아 본적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혼자서만 살면, 서로 다른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사람은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다른 것이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것이다. 모여 사니까, 어떤 놈은 패고, 어떤 사람은 맞고, 어떤 놈은 활개를 치고 다니고, 어떤 사람은 숨어 다니게 되는 것이다. 또 어떤 놈은 너무 잘 살고, 어떤 놈은 너무 못살고, 어떤 놈은 잘난 체하고 어떤 사람은 기죽어 사는 것이다. 서로 모여 살지 않으면 얻어터질 일도, 숨어 다닐 일도 기죽어 살 일도 없는 것이다. 또 서로 모여 사니까 어떤 놈은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잘난 체 하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너무 차이가 나니까 서로 모여 사는 처지에서 최소한은 같아지고자 노력하는 것이 사람인 것이다. 그러니까 원래 똑 같은 것이 아니라, 차이가 나는데 너무 심하게 나니까 그 차이를 줄여 보고자 서로 같으니, 법 앞에 평등하니 하면서 같아 질 수 있는 범주를 만들려고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원래 같다고 하면 이익을 보는 사람은 활개치고 다니는 사람 밖에 없게 된다. 원래 같은데 게으르고 잘못된 생각을 가져서 얻어터지고, 숨어 다니게 되었다는 말 밖에 더 되겠는가. 결국은 자기 잘 낫다는 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차이가 난다는 것은 원래 잘 난 놈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의미가 있는 말이다. 원래 잘 나고 못난 사람이 없는데 모여 사니까 못난 사람 덕분에 잘난 놈도 생겨나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절대로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은 차이가 원래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중요한 것이 말이 된다. 그러니까 우리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생겨난 차이를 원래부터 있었던 것인 양, 또 그것을 무시하고 모두가 같다고 말한다면 이익을 보는 놈들은 몇 안되고, 그 놈들만 좋아할 것이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2791
생산일자 2002-08-12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진영종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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