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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출판사 야간비행(Tel 333-3075) 펴냄/ 2002년 /831쪽
인권운동가 서준식 씨가 17년간 감옥살이를 하며 세상을 항해 소통한 편지들이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절판 10년 만에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1972년 5월 12일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부터 1988년 5월 2일까지 서 씨가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담고 있으나, 그 내용은 출소를 기약할 수 없는 수인의 내밀하고 치열한 자기고백을 담은 '일기'와 같다.
이 책은 '옥중서한' 이라는 기록을 통해, 독자들이 1970·80년대 한국 감옥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감옥에 있는 자식을 면회하기 위해 현해탄을 건너 전국의 교도소를 순례하는 노모의 안타까운 여행과 만날 수 있으며, 내면을 개조하려는 살인적인 정권 앞에 한 젊은이가 어떻게 저항하며 싸웠는지를 고통스럽게 맞닥뜨리게 된다. 7년을 살고도 전향하지 않아 10년의 세월을 견딘 우직스럽다 못해 '어리석은 자'의 고집과 만날 수 있다.
옥중서한은 저자 자신이 ""이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옥중의 정신경험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할 만큼,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서준식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즉 그가 머리글에서 ""봉함엽서 위에 한 치 한 치 고통스럽게 정신적인 지평을 열며 전진하는 젊은 날의 자화상"" 이라고 평한 그대로.
비전향 장기수 1호로 출소한지 14년, 그는 인권운동가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시대 그가 자신의 옛 글 통해 2002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뭘까? ""체제내화 되지 않고, 금욕의 아픔을 묵묵히 견디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래서 그의 편지글은 우리의 나약한 면을 비추는 거울이고, 힘내라는 격려이며,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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