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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법무부는 국가보안법 위반사건과 관련한 유엔인권이사회의 시정조치 요구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김대중 정권은 지난 1년 간 국내 인권문제들을 외면해온 데 이어 국제사회의 인권개선 요구마저 헌신짝처럼 차버림으로써, 더 이상 ‘인권정부’를 표방하기엔 낯뜨거운 처지가 돼버렸다.
지난해 10월 유엔인권이사회는 89년 국가보안법(제7조)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박태훈 씨 사건이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9조(표현의 자유)를 위반한 것”이며 “따라서 한국정부는 박태훈 씨에 대해 적절한 배상과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통보해 왔다. 그리고 △인권이사회의 결정을 법원에 통보할 것 △인권이사회의 견해를 번역해 공개할 것 △재발방지조치를 취할 것 △금전배상 등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할 것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그 동안 국가보안법의 인권침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국제사회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현재 한국 정부가 국가보안법의 확대해석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인권침해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사실상 국가보안법 개폐 등의 조치를 거부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법무부의 주장은 이미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난 상황이다. 김대중 정권 출범 이후 열 달 동안 무려 374명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됐고(이는 같은 기간 김영삼 정권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 가운데 359명이 제7조의 덫에 걸려 구속된 사실은 이를 입증해준다.
또 법무부는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정문을 국내에 홍보하라는 요구조차 “번역작업을 진행중”이라는 핑계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단 하루면 번역할 수 있는 문서를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번역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상 이 문제를 국내에 공개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법무부의 조치에 대해, 국내 인권단체들은 즉각 항의의 뜻을 표시하고 나섰고, 앞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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