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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발생한 화재로 117가구 373명이 이재민으로 전락한 서울 송파구 화훼마을. 화재 발생 후 20여일 째 구청에 재해복구 지원을 요청해오던 주민들이 9일 기독교회관에서 농성에 돌입했다<관련기사 본지 1월 21일자>. 이재민들은 복구지원을 거부하는 구청에 항의하며 2월 2, 4일 이틀간 노숙투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구청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집단농성을 통해 시민들의 응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9일 오후 기독교회관 7층에 모인 1백50여 명의 주민들은 열심히 ‘투쟁가’를 부르며 결의를 다졌고, 이어 한국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와 강동송파시민단체협의회 등 종교 시민단체들은 “화훼마을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구청의 말처럼 오로지 법대로 한다면, 이곳 주민들은 그냥 죽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김경호 목사(강동송파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13년간 쓰레기더미 위에서 수돗물도 없이 살아온 이웃들을 외면할 수 없어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다”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주민들이 생활의 안정을 되찾도록 주거공간을 복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이번 화재는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벅찬 것이었지만, 믿고 호소한 관청은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우리들 내쫓았다”고 설움을 토로했다. 또한 “우리는 불난 것을 계기로 한몫 챙기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처럼 가난한 이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들은 △화재 이전 상태로의 원상복구 △생계능력이 상실된 화재민에 대한 한시적 생계보장 △수돗물 공급 △재해지역 선포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오는 11일까지 사흘간 철야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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