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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수석대표 이우정) 주최로 <북한이탈 여성 생활실태 조사결과 발표와 지원방안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98년 9월 현재 탈북 입국자는 927명이며 그 가운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여성은 10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탈북자의 수는 90-93년까지 평균 8.5명 정도의 규모를 보이다 94년부터 급증하기 시작, 97년 한해에만 86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탈북 후 남한에 입국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지만, 탈북주민 대부분이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주민 조연희 씨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정불화가 끊이지 않으며, 물질만능사회인 남한사회다 보니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마음의 상처와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국내 입국 탈북자들을 수용 조사하는 곳인 대성공사의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95년 12월 탈북한 이순옥 씨는 “남한에 입국한 뒤 초기 3-4개월 간을 대성공사에서 낭비하게 된다”며 “그 기간에 차라리 직업교육이라도 받는 것이 탈북자들에게는 더 절실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실태보고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자들도 탈북자들의 국내 정착을 위해서는 일회성 정착금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 수 있게 직업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경옥(통일여성지도자회) 씨는 “탈북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싶어도 2년간의 보호관찰기간에 걸려 도울 방법이 없고 이들과 접촉할 채널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탈북여성 조연지 씨는 “남한여성이 북한여성을 보는 눈은 저급한 미개인을 보는 것 같다. 지금은 소수의 탈북자가 남한에 있어서 별 문제가 안 되지만 나중에 다수가 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을 무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절대 통일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햇볕정책을 펴고 있는 김대중 정부도 정작 등잔 밑의 어두운 현실은 모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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