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고> 옥중 투병 이은미 씨
내용
"작년 7월 ‘영남위원회’ 사건으로 구속된 울산여성회장 이은미 씨는 1심에서 4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이은미 씨는 구속 전 허리디스크를 앓아 수년간 치료를 해왔다. 평소에도 허리가 아파 제대로 앉아 있기도 어려운 상태였는데 구속된 이후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데다가 열악한 구치소 환경 때문에 병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 혼자서는 허리를 펴고 걷지도 못해 정상적인 수감생활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부산구치소 측에 여러 번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고, 이은미 씨는 부산 백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진단결과 전문의는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없는 중증 디스크이므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고, 구치소 측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구치소 측에서는 수술을 하되 수술 후 겨우 10여일 가량의 입원치료만을 허용한다고 했다. 디스크 수술은 절대안정이 필요한데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로 수술을 받게 되면 부작용이 우려되었다. 결국 가족들과 변호인은 허리수술을 하되 안정적인 치료를 보장받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은미 씨의 수술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이 ‘구속집행정지’ 탄원서를 내고 1천만 원이 훨씬 넘는 수술비를 모금하며 하루라도 빨리 수술이 이루어져 이은미 씨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뇌물수수나 부정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이나 재벌총수들은 병보석으로 잘도 내보내주면서, 환자의 고통과 가족들의 바램을 외면한 채 재판부는 법원의 인사이동을 핑계로 지금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렇게 계속 늦추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은미 씨의 건강은 더욱 악화되고 얼마 전 ‘자궁하수증’이라는 병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언제나 이 땅 여성들의 자주적인 삶을 위하여, 노동자 서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하여 열심히 일해온 이은미 씨는 21세기를 앞두고 국제적으로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되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구속 당시 남편(임동식, 전진2001 사무국장)과 여동생(이희, 금속연맹울산본부 선전부장)이 함께 구속되는 바람에 네 살 난 딸아이를 홀로 남겨두고 온 이은미 씨의 아픔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은미 씨는 하루하루를 초인적인 힘으로 버텨내며 차디찬 감옥 안에서도 구치소 내 인권과 여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싸우고 있다.

‘영남위’사건 대책위에서는 성명서, 기자회견을 조직하고 법원 항의방문, 집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은미 씨가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함께 싸우자.

김완희(울산연합 선전국장)"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3130
생산일자 1999-03-19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김완희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분류2
분류3
분류4
소장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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