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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참여연대, 민주노동당,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6개 단체는 30일 '수지김 간첩조작사건'과 관련, 장세동 전 안기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은 지난해 연말 검찰 수사결과를 통해 밝혀진 대로, 87년 수지김 간첩조작사건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당시 싱가포르 주재 안기부 수사관들의 보고를 받은 장세동 씨는 장승옥 해외담당 부국장을 현지에 급파해 조사토록 했으며, ""윤태식의 주장이 석연치 않다. 기자회견을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강행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고발인들은 ""장세동의 행위는 국가권력의 적극적인 조작과 개입 하에 일어난 민간인에 대한 범죄이고, 그가 사용한 간첩조작의 수법 역시 인류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은 국제관습법을 적용해 장세동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인들은 장 씨에 대해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 적용을 요구했다. 더불어 6개 단체는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유족 앞에 공개 사과할 것 △반인도적 범죄의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국제인권조약에 즉각 가입할 것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입법 작업에 즉각 착수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수지김(김옥분) 유족들은 월간 <신동아> 2월호에 실린 장세동씨 인터뷰 기사에서 유족들이 '외부의 사주를 받아 활동'한 것처럼 묘사되는 등 유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을 이유로 담당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해설> 장세동 기소 가능한가?
우리 형사소송법 상, 장세동의 직권남용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미 지난 상태이다. 그러나 '국가기관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국제인권법의 대원칙을 적용하면, 기소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우리 헌법 제6조 제1항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에는 국제관습법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법 존중의 원칙을 밝히고 있는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비춰볼 때, 검찰이 장세동 씨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는 것은 현행법의 한계에 안주하는 것이라 비판받을 수 있다. 검찰이 국민의 인권보장을 위해 국제인권법과 헌법의 정신을 적극 적용한다면 기소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시효부적용 원칙'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약속과 선언들>
""국가는 고문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의 책임자에 대한 불처벌을 이끄는 법률을 폐기하고 그러한 침해행위를 처벌해야 한다""(1993년 비엔나 인권선언)
""국제법상 중대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인간의 존엄성을 엄중하게 손상한 범죄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공소시효가 없다""(유엔인권소위 특별보고관)
""인권법과 인도법 위반행위에 대해 아무런 효율적 구제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기간에 대해서 시효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유엔인권소위의 '인권법과 인도법에 중대한 침해행위의 피해자를 위한 배상의 권리에 관한 기본원칙과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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