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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출범 후에도 한총련 대학생들은 줄곧 탄압의 표적이 되어 왔고, 학생회 활동이 본격화되는 4월부터 또다시 한총련 대학생들에 대한 구속선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 한총련 문제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요청하고 나섰다. 성명서의 주요내용을 발췌 소개한다<편집자주>.
대검찰청 공안부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대의원들에게 이른바 ‘탈퇴시한’으로 협박한 3월의 끝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이유로 이 땅의 수많은 청년학생들이 또다시 희생될 것이라는 생각에 오늘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 없다.
김대중 정부는 ‘한총련’을 이적단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적은 바로 북한이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외치지만 그것은 겉모양에 불과할 뿐 북쪽에 사는 형제들을 적으로 삼아 대결하는 마음을 속에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에 다름 아니다. 만약 겨레의 통일을 위해 땀흘려 일한 ‘한총련’이 이적단체라면 그들이 속한 조직이며 그들과 한마음으로 분단과 싸우는 우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도 틀림없는 이적단체이며 똑같은 이유로 민족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이 땅의 모든 이들을 다 구속하여 감옥에 넣어야 한다.
백 번을 물러서서, 만약 5기 ‘한총련’이 이적단체였다면 그것을 빌미 삼은 탄압은 97년에 다 끝났어야 한다. ‘한총련’은 매년 그 해 나아갈 길을 다시 정하여 해마다 새롭게 거듭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의 최종적인 수호자를 자처하는 대법원마저 ‘6기 한총련은 이적단체라 할 수 없다’고 고백한 것을 생각할 때 오늘날 7기를 시작하려는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여 대의원들에게 ‘탈퇴’를 강요하거나 그들을 ‘이적단체 구성 예비음모죄’로 구속하는 등의 모든 탄압은 즉각 중지되어야 마땅하다.
김대중 정부가 평화롭게 치러질 ‘한총련’의 대의원대회와 그들의 출범식을 놓고 ‘불법집회’라 칭한다거나 ‘원천봉쇄와 전원연행’을 입에 올리는 일은 헌법이 국민 누구에게나 제한 없이 보장하는 단결의 권리, 의사표현의 권리를 자기들 편리에 따라 파괴하는 반민주적인 폭거다. 우리 ‘전국연합’은 ‘한총련’의 대의원대회와 출범식의 평화적 개최를 방해하는 김대중 정부의 그 어떤 탄압에도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다.
오늘 우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제 정당, 사회단체대표와 ‘한총련’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
1999. 3. 26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 오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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