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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가인권위가 방문조사를 할 수 있는 '다수인 보호시설'에서 어린이·장애인·노인복지시설을 제외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인권의 사각지대인 것처럼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 복지부가 제외를 요청한 이유라 한다.
이런 복지부의 인식에는 큰 문제가 있다. 시설 생활인들에게는 시설의 서비스 및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정기적으로 심사 받을 권리가 있고, 관계당국에는 복지시설의 구체적인 상황을 검토할 의무가 있다. 복지부는 이런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시설이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면, 즉 각종 비리와 인권침해, 그것의 주원인인 시설의 폐쇄성을 조장한 데에는 복지부의 임무방기가 컸다. 양지마을, 에바다 등 충격적인 시설 문제가 폭로될 때마다 정기적 심사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복지부의 역할이 없었거나 형식적이었음이 드러났었다. 뿐만 아니라 비인가시설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져왔다. 이런 현실에서 인권위의 방문조사는 복지부를 포함한 관계당국의 정기적 심사를 독려하고 보충하는 성질의 것이지, 배척될 대상이 아니다.
인권위의 방문조사를 꺼리는 것은 복지부만이 아니다. 시설운영자 일부도 관련 공청회에서 '열악한' 현실에서 '좋은 일' 하고 있는데 괜한 의심을 사는 게 불쾌하다는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문제가 생길 경우만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기적이고 적절한 심사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좋은 일'이 봉착한 어려움과 그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밝혀내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심사 자체를 불쾌히 여기거나 달갑지 않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관계당국의 정기적인 심사나 국가인권위의 방문조사는 시설생활인들이 사회로부터 잊혀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절실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국가인권위의 방문조사를 환영해야 할 뿐 아니라 나아가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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