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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봅시다. 꿈도 함께 꾸면 곧 현실이 됩니다""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수천 명의 평화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평화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가 열린 도시 헤이그는 정확히 100년 전인 1889년 제1차 만국평화회의가 개최됐던 장소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평화 깨는 강대국 무기수출
1차 만국평화회의는 군비 경쟁을 중지하고 특정한 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며 국제 분쟁의 방지 및 평화로운 해결을 촉진하는 방안들을 논의할 국제회의의 지속적인 개최를 결의했고 상설중재재판소의 설립을 그 성과물로 남기기로 했다.
하지만 1914년 세계대전의 발발로 이러한 노력들은 수포로 돌아가고 지난 한 세기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끊임없는 국지전 대량학살로 얼룩지고 말았다.
백년 전에 열렸던 제1차 만국평화회의와 달리, 이번 회의는 정부가 아닌 평화운동단체들에 의해 준비돼 더욱 주목을 끌었다. 애초에 1989년 비동맹 국가들이 유엔 주최의 국제평화회의를 제안했으나 안전보장이사회의 영구 회원국 중 몇 나라가 이를 반대해 성사되지 못했고 특히 평화와 안보는 안전보장이사회의 배타적 관할영역이라고 미국이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화운동 침체 드러나
평화회의를 압도한 주제는 역시 현재 발칸반도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 대한 것이었다.
나토의 폭격과 밀로소비치 대통령의 인종청소에 대한 비판 간의 비중이 논란의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당장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이러한 반응은 7주 째 접어든 나토의 공격이 난민과 더불어 시민 희생자만 증가시키고 있는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개막식에서 동티모르 독립운동가 호세라모스 오르타 씨는 ""나토의 군사행동에 참가하고 있는 나라들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에 계속해서 무기를 팔았던 나라들이기도 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근본적으로 이번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나토의 공격을 소위 '국제 경찰력'으로 자신의 역할을 재규정하려고 하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는 시각 또한 두드러졌다.
애초에 나토의 탄생 목적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영토를 방어하기 위한 것에 한정돼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토의 최근 움직임은 유일하게 국제법적 중재 권한을 갖고 있는 유엔의 역할을 심각하게 약화시키는 것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5일 동안의 회의에서 나토의 공격에 대한 문제제기가 활발했던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반면, 아쉬움을 표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우선 발제자들 중에 유고슬라비아로부터 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나토의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서 발표나 집회가 참가단체들 가운데서 산발적으로 이뤄졌을 뿐 전쟁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통일된 행동이 전혀 조직되지 못했다는 점 또한 강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는 탈냉전 이후 10년 간 침체됐던 평화운동의 현재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가졌다.
'나토공습' 국제법 논란
한편 평화회의와 비슷한 시기에, 헤이그 평화 궁전에 위치한 국제사법재판소에서도 나토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 전개돼 관심을 모았다.
이는 유고슬라비아의 제소에 따른 것으로 유고슬라비아 측 변호인들은 ""나토의 전쟁목적은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있으며 평화를 저해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 10개국의 변호인들은 이 사례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의 사법권 자체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이들 주장의 근거는 유고슬라비아가 유엔의 회원국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심리결과를 2주 가량 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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