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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나무에서 태어났지만 불은 나무를 불태운다"" 사람들은 대인지뢰를 생각할 때면 종종 이 말을 떠올리곤 한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해체가 불가능해 누군가 밟지 않으면 소멸되지 않아 결국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빼앗아 가는 대인지뢰의 특성을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부터 중구문화원에서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주최로 대인지뢰 피해자 사진전이 열렸다.
풀속에 숨은 대인지뢰의 사진으로 시작된 전시전은 두 다리를 모두 잃은 한 할머니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어진다.
25일 운동화차림에 절룩이며 행사장을 찾은 김일복(66) 씨는 자신의 사진도 여기 어디엔가 걸려있다고 말했다. 농사지을 땅을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나 강원도 연천군 두원리에 정착한지 36년. 콩밭을 일구고 자식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김 씨는 지난 95년 장마비에 손실된 밭을 매러나갔다가 빗물에 떠내려온 대인지뢰 폭발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후 백방으로 수소문해 1년여를 외다리로 뛰어다닌 덕에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긴 했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터무니없는 보상금 액수는 김 씨의 마음마저 황폐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민통선 안을 제외하고는 대인지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통선 밖의 많은 사람들은 빗물에 떠내려온 대인지뢰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이 사진전은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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