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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교문을 들어서면 하얀 천막과 그 아래 앉아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따가운 햇볕 아래서 서명을 받고 있는 학생에게 ""지영아, 그늘에 서 있어라""고 자상하게 말을 건네는 그는 지난 97년 2월 부당하게 재임용에서 탈락된 이후, 지금까지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한상권 교수다.
이 한 사람을 위해 지금까지 3,200여명의 교수와 사회단체 사람들이 작년, 올해 두차례에 걸쳐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지금은 민교협 사무실에서 또다시 농성이 진행중이다. 한 교수의 복직문제 때문에 이 학교의 총학생회장도 구속됐고, 세 명의 동료 교수들이 전 재단이사장에 의해 고소 당해 재판에 계류중이기도 하다. 이는 단지 이 문제가 단지 한 사람이 복직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 전체 사립학교의 민주화, 그리고 교육 개혁 문제와 직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민교협 사무실에서 농성중인 이세영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많은 사립학교들에서 비리가 횡행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는 대학간의 경쟁을 통해 자연히 해결될 거라며 방치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오랜 투쟁 과정에서 많이 지친 덕성여대의 구성원들이 대학 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힘을 북돋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24일 이강혁 총장의 '공채발언' 이후, 27일부터 덕성여대 민주광장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한 한상권 교수는 ""복직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도덕성을 견지하면서 복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총장의 공채발언은 복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원칙을 훼손시키면서 복직되는 것은 오랫동안 투쟁을 해온 학생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밝혔다. ""어떠한 속임수도 없는 투명성, 어떠한 야합이나 담합도 하지 않는 비타협, 어떠한 부당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불복종의 정신에 따라, 부당한 재임용탈락 조치를 철회시키고 '덕성여대판례'를 만들겠다""고 학생들 앞에 약속했다는 한 교수는 현재 자신의 장외 강의를 듣고 있는 국사학과 3·4학년 학생들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졸업시키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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