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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카마호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96년 여름 남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던 <페스카마호>에서는 조선족 선원들에 의해 한국인 선장을 비롯한 11명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조선족 선원들은 욕과 몽둥이로 짓밟는 한국인 선원들의 선상폭력을 견디다 못해 끔찍한 살인극을 벌였다. 주모자로 지목된 전재천 씨는 97년 7월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었고, 나머지 5명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이 사건이 새삼스레 다시 언급되는 까닭은 부산지역의 각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전재천(부산주례구치소 수감, 수번 6501번) 씨에 대한 구명운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기인 신부, 김정득 목사, 문재인 변호사 등은 지난 18일 '사형수 전재천을 생각하는 사람들'(051-802-3438)이란 모임을 꾸린 뒤, 오는 8·15 특사를 통해 전 씨가 사형수의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전 씨의 구명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전재천 씨가 저지른 살인행위는 그 어떤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고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선량하게 살아온 그가 그토록 잔혹한 살인으로까지 내몰리게 된 것은 고질적인 선상폭력 때문이었다""며 ""그가 극형의 굴레에서 벗어나 무기수로라도 감형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 사건으로 반한(反韓) 감정이 들끓고 있는 중국 조선족 동포들의 아픔을 보살피는 차원에서라도 관용을 바란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페스카마호 조선족 선원들에 대한 구명운동은 이미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진행되어 왔다. 부산지역 각 종단대표 32명이 97년 2월 항소심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형이 확정된 이후인 8월 27일 김수환 추기경이 법무부장관과 김영삼 대통령 앞으로 구명을 요청했으며, 올해 2월 10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전국의 7개 인권단체 등이 김대중 당선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또 한 차례 감형을 탄원한 바 있다.
'사람들'이 진행하는 서명운동은 오는 7월 중순까지 계속되며, 서명결과는 정부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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