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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울 출입국관리소 앞. 검게 그을린 피부의 외국인노동자 17명이 뙤약볕 아래 모여들었다.
손에 손에 피켓을 들고 모인 이들은 서툰 한국말로 목청껏 소리를 높인다. ""벌금 낼 돈 없어요."" ""집에 보내주세요."" 태국인 우돔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밀린 월급 4백만원을 못받았다고 한다. 방글라데시인 알리 씨도 5백15만원의 월급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정부의 강제출국 압박이 계속되자, 이들은 결국 월급받기를 포기한 채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 그러나, 어렵게 결심한 귀국마저도 원하던 대로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출국을 하기 위해선 5백만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성남외국인노동자의 집」 사무국장 양혜우 씨는 ""이들의 희망은 단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 뿐""이라며 ""한국에 와서 뼈빠지게 일만 한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벌금까지 물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법을 바꿔서라도 벌금을 물리지 말고 귀국시키도록 하라""고 지시하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은 다소나마 기대를 갖게됐다. 하지만, 일선 출입국관리소측의 태도는 다시한번 이들에게 실망감만을 안겨주었을 뿐이었다. 23일 출국허가를 요청한 17명의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출입국관리소측의 답변은 ""조사해 보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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