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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성균관대 진입로에서는 전경들의 신분증 검사와 가방수색이 한창이었다. 9, 10일 이틀간 성균관대에서는 97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출범식이 열리기로 되어 있었고, 경찰은 이를 원천봉쇄하기로 한 것이다.
검문은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성대 진입로에서의 1차 검문을 통과하면, 교문 앞에서 또 한번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다.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전투경찰들의 위압적 분위기 때문인지, 학생들은 눈길을 아래로 내려깐 채 고분고분 신분증을 보여 주고 가방을 열어주었다. 아예 신분증을 꺼내들고 걸어오는 학생의 모습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이날 학생들이 당한 검문은 분명히 불법적 조치였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불심검문)에 따르면,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만한 이유가 있는 자’ 등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으며, 이 때 해당 경찰은 자신의 소속 신분 성명 검문 이유 등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날 검문과정에서 위 사항을 준수한 경찰은 아무도 없었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불법조치에 대해 이의를 다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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