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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동안 먹을 것이 없어 물만 먹었어요.”
“배고파 그냥 돌아다니다가 책상에 누웠어요.”
“그냥 자요.”
얼마전 한 TV에서 본 밥을 굶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은 배고프다, 아프다, 친구가 없다 그리고 ‘죽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카메라에 찍히는 것이 부끄러워 등을 돌리고 밥 먹는 아이들, 아무 가족도 없이 3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는 열살 박이 아이. 친구들을 의식해 학교급식을 거부하는 아이의 주인 없는 도시락.
지난해 8월 현재 11만 명이던 결식아동은 경기가 회복되어 경제성장 8%가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지금 그 수는 15만 명을 넘고 있다. 정부가 올림픽 개최국의 망신이라며 결식아동을 위한 학교급식을 시작한 것은 1988년, 이제 10년이 넘었다. IMF 이후 빈곤대책을 위해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마련한 지도 2년이 지났다. 그래도 굶는 아이들은 늘고 있다. 뭐가 그리 어려운가? 무슨 할 말이 더 있는가? 아이들 끼니 챙겨주는데 큰돈이 드는 것도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배고파서 죽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의 가슴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라. 어찌 국회예결위에서 결식아동급식예산을 100억여원이나 깎을 수 있으며, 학교나 동사무소가 직접 파악해 제시한 결식아동의 통계를 보고도 교육부가 ‘경기가 회복하는데 굶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실제로는 17만여명으로 집계되는 아이들 중 교육부 예산부족으로 2만명은 그나마 학교 급식에서 제외되었다. 바로 그 교육부는 BK21사업으로 7년간 1조 4천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돈으로 연구중심의 대학원을 지원하고 우수학생 유학을 보내준다고 한다. 우수대학과 인력의 양성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학교에서 먹는 점심한끼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많은 아이들을 그리고 그 아이들의 저녁밥을, 학교에 다니지 않아 집에서 굶고 있는 그 아이들의 동생들인 미취학 아이들을 생각해 보라.
배고파 허기져 있는 아이들을 두고 예산과 통계를 따지고 가족해체가 어떻고를 더 이상 말하지 말라. 아이들에게 하루 세끼의 밥은 ‘권리’이다. 이제 겨울이고 방학이다. 예산이 바닥나 결식아동지원사업을 하는 많은 단체들은 올 겨울 아이들을 끼니 챙겨줄 일이 걱정이다. 아이들의 배고픔과 막막함, 상처받는 자존심은 단서없이 ‘지금 당장’ 해결되어야 한다. 밥대신 물로 배를 채우는 단 한 명의 아이라도 있는 한 ‘밝아오는 21세기 신한국창조’라는 구호는 삼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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