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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맞아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전후보상문제 등 각종 인권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금 재일한국인들에게 시급한 인권문제로는 전후보상문제를 비롯, 외국인등록법과 공무원취직차별, 민족교육 억압 등 각종 차별정책들이 꼽힌다.
우선 전후보상에 있어, 일본 정부는 전쟁 이후 제정된 보상법에 따라 해마다 약 1조5천억엔 씩 지급하고 있지만, 일본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재일한국인들을 보상에서 제외해 반발을 사고 있다. 또 15세 이상의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외국인등록증명서를 상시휴대하도록 한 외국인등록법 역시 국적차별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일동포들이 겪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동포 3, 4세들까지도 지방공무원 취업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97년 일본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731개 지방단체에서 일하는 160만명의 직원 가운데 외국인직원은 단 772명 뿐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재일동포들의 지방공무원 채용기회가 늘고 있지만, 관리직으로의 진급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역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일본정부는 조선학교를 정식학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학교 졸업자들에게는 국 공립대학 수험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등, 학력, 경력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재일한국민주인권협의회의 곽진웅 사무국장은 “북한 ‘미사일사건’을 계기로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 폭행사건이 잇따르는 등 일본 국민의 의식 속에는 차별감정이 깊이 남아 있다”며 “재일동포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한국 동포들의 따뜻한 관심과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재일동포들의 기대가 높아진 반면, ‘과거’보다 ‘미래’를 강조하는 한일 당국의 입장으로 인해 전후보상 등의 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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