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산업재해의 대명사 '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들이 '원진전문병원의 설립'을 촉구하며, 14일부터 농성과 집회투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구기일 원진노동자직업병위원회(원노위) 위원장을 비롯한 원노위 간부 20여 명은 14일 저녁부터 명동성당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오후 1시경 원진 피해자 4백여 명은 전세버스 7대에 나눠 타고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에 집결했으나, 전경과 백골단에 의해 집회를 봉쇄 당했다.
93년 장기간의 명동성당 농성으로 '산재'의 심각성을 널리 알려낸 원진피해자들이 또 다시 강력한 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원진전문병원의 설립'이라는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진레이온 공장부지를 매각함으로써 1천6백억 원의 이익금을 남긴 한국산업은행측이 '전문병원 설립'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자, 피해자들의 투쟁이 촉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노위측은 ""산업은행이 이익금의 일부를 다른 곳에 배정하면서도 유독 전문병원 설립은 지원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는 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14일 원노위 대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측은 ""재경원과의 협의를 거쳐 4월 10일경 답변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한다.
한 원진피해자는 ""환자들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새로운 환자가 점점 늘어가는 현실에서 원진 직업병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할 전문병원의 설립은 시급한 일이다""고 말했다.
93년까지 3백18명이던 원진 직업병 환자는 지금도 해마다 늘고 있는데, 그 숫자는 97년에 새로 발견된 29명의 환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6백6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황화탄소(CS2) 중독에 의한 '원진직업병'은 정신착란, 사지마비, 기억력·시력 감퇴 등의 증상을 가져오며, 현재까지 사망자가 29명, 식물인간이 5명 발생하는 등 치유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