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날뛰는 철거폭력, 수사 제자리
내용
"철거 용역원의 폭행으로 철거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폭력을 휘두른 용역원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위치한 귀인마을 주민인 송명희(여, 33) 씨가 10여명의 철거용역원(한경(주) 소속)에게 폭행을 당한 것은 지난 6월 18일. 다른 철거지역에서 이불과 김치를 얻어 돌아오던 송 씨는 귀인마을 근처의 놀이터에서 철거용역원들과 마주쳤다. 이들은 ‘사제총을 가져왔냐’며 비아냥거렸고, 송 씨가 ‘경찰이 알아서 할 일인데 무슨 참견이냐’고 대꾸하자 송 씨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린 후 젖가슴을 발로 짓밟는 폭력을 행사했다. 이날 밤 송 씨는 119 구급차에 실려 근처 세종정형외과로 옮겨진 후 두 달여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달 5일 송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안양 경찰서 형사2반 권형설 형사를 찾아가 진술서를 쓰고 진단서(다발성 늑골골절-4주)와 용의자 사진을 주며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권 형사는 “동료 김아무개 형사가 철거민 관련 사건으로 종합해 수사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또 용의자 사진까지 제시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누가 누군지 알게 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성이 여러 명의 남성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수사해 달라는 요구를 철거민 문제로 종합 처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송 씨는 “경찰이 자신의 서류를 상급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송 씨를 포함하여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귀인마을 철거민은 4명이다. 송 씨의 부상에 앞서 가족이 없는 박순금(77, 생활보호대상자) 할머니는 용역원이 비키라며 들어 던지는 통에 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밖에도 이선원(여, 38) 씨가 용역원에게 맞아 흉부좌상을 입었고, 이 씨의 남편 최승호(남, 46) 씨도 허리와 목에 부상을 입고 입원 치료중이다. 그러나, 이들 철거민들은 4일 현재까지 치료비를 한푼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세종정형외과의 사무장 신현승 씨는 “약 1천만원 이상의 치료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법원으로부터 명도소송이 진행중이므로 건물을 수리하거나 짓는 행위는 금지하지만 계속 살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럼에도 철거용역회사가 전기와 수돗물 공급을 끊고 화장실 일부를 부수는 등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자 용역회사를 상대로 3일 안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제대로 수사가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귀인마을은 9천8백여평 규모로 총 140세대가 살아왔으나 최근 30여세대의 철거민들만이 남아 있으며 이들에 대한 용역원들의 폭력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4600
생산일자 1999-08-04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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