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인터뷰> 동국합섬 퇴직자 정희양 씨
내용
"10년 동안 동국합섬에서 근무하다 올해 퇴직한 정희양(36) 씨는 현재 암투병 중이다. 정 씨는 지난 6월 회사를 퇴직한 이후 사회단체 등에 동국합섬의 문제를 알리고 대책을 호소해왔다.<편집자주> 


◉ 동국합섬은 어떤 회사인가
 
스판덱스, 폴리에스텔 등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업체로 독성이 강한 화학약품들을 많이 취급한다. 특히 스판덱스 생산라인은 고부가가치 사업이지만 환경문제와 각종 부작용 등으로 타 회사도 생산을 포기한 상태다.


◉ 회사의 작업환경은 어떠한가?

동국합섬의 건물 중 몇 개는 조립식건물이다. 화학약품을 다룸에도 노동자들은 면으로 된 일반작업복을 입고 일한다. 또한 소음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귀마개를 낄 뿐 방음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난청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많은 노동자들이 화학약품에 의한 화상과 피부병 등 온갖 병에 시달리다 회사를 그만두었다. 


◉ 노동부 등에 문제를 제기해봤나?

95년도에 피부병 문제가 심각해지자 노동조합이 회사를 노동부에 고발했었다. 그러나 아무런 대책도 수립되지 않았고 회사는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은 채 병이 난 노동자들만 다른 공장으로 인사 이동시켰다. 


◉ 현재 몸 상태는?

초기에는 붉은 반점이 온몸에 생기더니 가려움증을 동반한 종기들이 수 없이 생겼다. 오른쪽 귀가 아파 왔고 심한 편두통에 시달리다 결국 올 2월에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외이도 선암 말기라 2달을 넘기기 어려울 거라 했다. 24시간동안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정맥까지 파고든 암세포들을 제거할 수 없었다.


◉ 사측의 태도는?

회사는 수술 후 실밥도 풀지 않은 나에게 ‘휴직기간이 끝나 더 이상 급여(60만원)가 지급되지 않으니 출근을 하라’는 통지를 보냈다. 내가 직업병이 아니냐고 항의하자 남한진 상무이사는 ‘회사는 10원 짜리 하나도 보상해 줄 수가 없다’고 하더니, 사정이 언론에 알려지자 ‘돈을 줄테니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그러더니 노동자들의 성금을 거둬왔다. 병에 대한 책임은 회사에 있는데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또 직업병으로 고생하는 노동자들의 상당수를 이번 명예퇴직 대상에 포함시켰다. 


◉ 현재 상황은 어떤가?

수술비 때문에 엄청난 빚을 졌다. 아내가 청소 일을 해 벌어온 20만원으로 4식구가 생활한다. 쌀이 없어 끼니를 거를 때도 있어 심신이 너무 고통스럽다. 하지만 동국합섬에서는 지금도 피부병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사실 회사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 너무 어렵지만 동료들의 불행이 염려스러워 포기할 수가 없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4601
생산일자 1999-08-04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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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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