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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거대 검찰과 일개 네티즌의 싸움! 이게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ID 태평천국)”
검사의 편파수사 의혹을 주장하는 글을 청와대 민원실 등 통신란에 게시한 이유로 구속된 시민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통신인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 강미영(30, 인천시 남동구 구월 1동) 씨는 지난 1월 자신의 어머니가 조카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 이를 담당한 인천지검 홍모 검사 등이 편파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컴퓨터 통신란에 게재해 무고 등 혐의로 지난 4월 2일 구속 기소됐다.
강 씨는 구속당시 임신 3개월의 몸이었다. 통신검열에 대해서 뿐 아니라 증거인멸과 도주의 위험이 없음에도 임산부를 구속까지 한 당국의 처사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결국 강 씨는 옥중에서 자연유산을 하게 되었고, 23일 열린 선고공판(인천지법 형사 6단독 이인형 판사)에서 “검찰에 대한 명예훼손과 무고행위로 수사기관의 합법성을 뒤흔들었다”는 이유로 실형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나도 잡아가라!
1심 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4대 통신란에는 “내가 강미영이다. 나도 잡아가라!”는 제목의 글이 뜨는 등 강미영 씨의 무죄를 주장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통신인들은 “최근 김현철 사면이나 환란주범에 대한 완패 등 한국의 검찰이 보여준 것은 실망 그 자체”였다며 “강 씨에 대한 폭압은 열린사회, 전자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적인 문제를 호소한 ‘민원성’ 글을 올린 강 씨에 대한 실형 선고는 검찰을 비난한 데 대한 괘씸죄 적용의 결과라는 의견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영경악’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강 씨에 대한 실형 선고는) 김현철과 비교했을 때 법 집행의 형평성이 전혀 없다”며 “자의적인 법 해석과 형평성에 어긋난 법 적용의 문제점을 규탄하기 위해 국회청문회라도 열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감시와 통제 강화 우려
네티즌들은 또한 이번 선고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김 아무개(ID 절대불멸) 씨는 “단지 자신의 생각을 꺼내고 갑론을박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우리는 우리를 감시하는 이들에 의해 분류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통신연대 사이버 권리팀의 장여경 씨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할 통신의 특성상 글에 대한 취사선택과 비판, 논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검열을 시도해 네티즌을 구속, 실형을 선고한 것은 심대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이번 사례로 통신공간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더욱 강화돼 선거시기에 대규모 네티즌 구속이 예상된다”며 우려했다.
유산에 책임을 물을 것
네티즌들은 한편, 강 씨가 수감도중 아이를 유산한 것과 관련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익명의 한 네티즌은 “아이 사산에 있어 재판부의 보석과 치료 거부로 인한 책임도 조사해 사실 확인 시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아무개(ID 3t311) 씨도 “판결에 상관없이 관계자들은 반드시 ‘법’에 의해 처벌을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이번 일을 통신공간의 자유를 통제, 침해하려는 검찰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네티즌과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강 씨의 무죄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집회 등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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