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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한총련 수배자를 검거하기 위해 가족들을 협박 회유하고 심지어 매수를 시도해, 가족들이 경찰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학부모협의회(상임의장 김종맹, 한학협)는 3일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수배 학생들을 검거한다는 이유로 수배 학생들의 가족을 협박, 회유하고 불법적인 도청을 하고 있다”며 갖가지 피해 사례를 폭로했다.
한학협 소속 8인의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경기경찰청 보안수사 3대대 정준기 경위 등 16명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이 고발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순경 전남도경 보안수사대 소속 이재일 형사는 김명이(한총련 수배자 김성숙 씨의 언니) 씨에게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동생을 자수시키면 현금 5백 만원을 주겠다”며 회유했다. 이 형사는 김씨가 집에 없는 사이에 5백 만원을 놓고 간 후 “돈이 부족해서 그러냐? 그러면 5백 만원을 더 주겠다”는 전화를 늦은 밤에 여러 차례 걸어왔다. 시달림 끝에 김 씨는 이형사의 주머니에 몰래 돈을 넣어 돌려주었다. 경찰은 김 씨의 큰아버지의 통장에도 3백 만원을 입금시킨 후 “자수시키면 돈을 더 주겠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으로 회유했을 뿐만 아니라 전화감청을 강요한 일도 있다. 홍덕수(한총련 수배자 홍춘호 씨의 부친) 씨는 아들이 97년 8월부터 정치수배를 당한 후 입영이 불가능하자 행방불명 처리를 결심하고 김포시 양촌면 면사무소를 찾아갔다. 이때 성명불명의 보안수사대 형사와 면사무소 병무관련 담당자는 “아들에게 연락이 올 수 있으니 집 전화를 감청하도록 협조하면 그 후 행방불명으로 처리해 주겠다”고 회유했다. 홍 씨는 어쩔 수 없이 감청 협조에 응했으나 견디다 못해 감청허락서 반환을 요구했다. 관련공무원은 이미 문서를 폐기했다며 반환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다전(한총련 대의원 김대성씨의 부친) 씨의 경우, 지난해 3월경부터 정준기 경위 등 3명의 경찰이 수시로 찾아와 아들을 자수시키도록 종용하면서 “사위가 은행에서 대부계를 보더라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 놈이 어디 있느냐”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에게 아들이 다니는 대학에 “모친 위독 급히 귀가”라는 허위 전보를 보내게까지 했다.
한학협의 김종맹 상임의장은 “법정에 고발한 경찰이 16명에 불과하지만,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고발로 계속 이어져 불법적인 경찰의 공권력에 맞서 끝까지 항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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