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가보안법 폐지의 한 길로
내용
"“제가 단식이나 삭발을 한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이 없어질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저를 아는 사람들은 다시한번 국가보안법에 대해 물어볼테고 저 역시 지금의 마음들을 잊지 못할거예요. 그렇게 ‘국가보안법은 나쁜 법’이라고 떠들어며 살다보면 언젠가 국가보안법도 없어지지 않겠어요?” 집안의 장손인 탓에 지지단식과 삭발시위 동참이 쉽지 않았다는 조대원(28, 부천노동사목회) 씨. 그는 어제 민 머리가 어색한 듯 모자를 눌러썼다.

국가보안법철폐를 촉구하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29명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어느새 8일째. 신부들의 뜻을 이어 가톨릭노동사무국(회장 오두희) 등의 천주교 사회운동단체들 역시 지난 금요일부터 명동성당에 천막을 짓고 릴레이 지지단식에 들어갔다. 일주일씩 단체들이 번갈아가며 모두 쓰러질 때까지 이 투쟁에 임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결의.

“전두환 정권때 조작사건으로 안기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구속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살이를 했어야했죠.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국가보안법에 의한 억울한 구속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요” 지지 단식 4일째를 맞는 권오광(42) 가톨릭노동사무국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국가보안법 문제를 내걸고 신부들에 이어 천주교 신도들까지 단식에 들어간다하자 주변에선 ‘정치적 문제에 너무 관여하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명동성당까지 찾아와 격려해주는 신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각 지역 성당에선 국가보안법 폐지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어 10여명의 지지단식자들은 먹지 않아도 마냥 배가 부르단다. 

매일 아침을 국가보안법 폐지의 염원을 담은 미사로 시작하는 이들은 이 법의 철폐를 위해 기꺼이 자신들이 그 메신저의 역할을 다하겠노라며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연다."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4749
생산일자 1999-09-14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분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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