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료> 동아대 간첩단 사건 항소심 판결문
내용
"<편집자 주> 지난 1일 동아대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되었던 엄형식 씨 등 5명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강압에 의한 자백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중요한 판결이어서 판결문을 요약해 싣는다.

사 건 : 98노156
피고인 : 서봉만, 엄주영, 지은주, 
     배윤주, 도경훈
검 사 : 민홍준, 이상천
변호인 : 법무법인 부산종합법률사 무소/담당변호사 문재인, 정재성, 김외숙, 최성주, 권혁근
주 문 :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

(생략)
다. 피고인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의 임의성에 관한 판단

(1) 피고인들의 경찰단계에서의 진술에 대하여는 피고인들이 그 자술서 및 그 피의자신문조서에서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진술이 임의로 되었다는 증명이 없으므로, 증거능력이 없이 이를 피고인들에 대한 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피고인 서봉만, 지은주의 검찰 제1,2회 진술 및 피고인 도경훈의 검찰 제1회 진술에 관하여만 살펴보기로 한다.

(3) 자백의 합리성 유무


(가)위 피고인들의 위 자백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의문점이 있다.

① 피고인 지은주는 동경조선계1초중급학교의 1층에 위치한 1학년 3반 교실에서 배윤주와 사상학습을 받고 조선 노동당 입당식을 가졌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제출한 위 학교의 학교장 작성의 조회회신서에는 위 학교의 1층에는 교실이 없고, 그 학교에 1학년 3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어 그 학교 1층에 교실이 있는지. 그 학교에 1학년 3반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의심이 있다.

② 피고인 지은주는 피고인 배윤주로부터 활동자금으로 10만엔을 받아 이를 국내에서 환전하였으나, 그 환전기록 등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없다. 

③ 피고인들은 1996. 7. 20 동아대학교에서 입당식을 할 당시에 그곳에는 원형탁자가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중략), 경찰단계에서의 현장검증 당시 (중략) 촬영한 사진에는 사각탁자로 되어 있어서 위 입당식 당시에 어떠한 탁자가 있었는지조차 분명하지 아니하고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 사이에 진술도 일치하지 않는다. 

④ 기록에 의하면 조선로동당규약에는 입당시에 “입당청원서”를 제출하게 되어있음을 알 수 있는데 피고인들은 모두 “입당원서”를 제출하였다고 진술하여 석연치 못한 점이 있다. 

⑤ 반국가단체인 조총련의 구성원으로서 피고인 지은주, 배윤주에게 지령을 하였다는 오까다이찌로나 조총련 청년간부 김 명불상자(30대 초반)는 물론 후쿠오카의 아키다(여, 30세 가량)등이 실존인물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⑥ 피고인 지은주는 일본여행시 아키다와 접선한 장소인 전자상가에 관하여 처음에는 “요도바시카메라”라고 하였다가 그 명칭이 정확하지 아니하다면서 상호불상의 전자상가라고 하였는가 하면 마지막으로 “베스트전자상가”라고하여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⑦ 피고인들의 진술 중 활동자금의 수수일시 및 내역, 조선노동당 입당을 권유한 사람 및 그 일시, 입당식 당시에 사용한 김일성 사진의 위치, 사용후의 행방 등에 관하여 최초 자백과 그 후의 진술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바, 이는 다른 피고인들이 먼저 자백한 내용에 맞추어 경험하지 아니한 사실에 관하여 억지로 허위자백을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피고인들의 변소를 뒷받침하고 있어 의문이 간다. 

⑧ 피고인들은 피고인 지은주가 1996. 7. 20. 입당식 광경의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하였음에도 이를 뒷받침할 사진이나 필름 등이 증거로 수집 제출되어 있지 않다. 

⑨ 그 밖에 피고인 배윤주가 오까다이찌로로부터 활동자금으로 25만엔을 받았다는 동인의 경찰진술의 경우도,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배윤주가 귀국하면서 일본에서 은행에 예금해 두었던 돈 21만여엔을 찾아서 이를 환전하였음을 엿볼 수 있어 의문이 있다.


(나) 뿐만 아니라 검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서 제출한 증거물은 다음과 같이 모두 형식적인 것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① 이 부분 범행 장소를 촬영한 사진들은, 피고인들의 위 자백에 나타난 범행장소인 동경소재 ‘동경조선 제1초중급학교’, ‘남해원’식당, ‘키(KEY)’커피숍, ’동전빨래방’ (중략) 등을 촬영한 것일 뿐이다.

② 김일성 사진은, 피고인들이 동아대학교에서 조선노동당 입당식을 거행하였다고 하는 당시 사용한 사진 자체가 아니라 그와 같은 크기의 수사기관에서 보관하던 것에 불과하다.

③ 기타 피고인 서봉만, 엄주영, 도경훈이 수집 탐지하여 피고인 지은주, 배윤주에게 전달하였다는 문건 등도 그와 같은 문건이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불과하다.


(다) 무엇보다도 피고인들이 이 부분 범행을 저지를만한 뚜렷한 동기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이 이 부분 범행을 지질렀다는 혐의를 갖고 수사를 게시하게 된 단서도 뚜렷하지 않다. 


(라) 앞에서 본 바와 여러 점에 비추어 피고인 서봉만, 지은주, 도경훈의 위 검찰자백은 객관적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서봉만, 지은주, 도경훈의 검찰자백은 경찰조사단계에서의 임의성이 없는 심리상태가 검찰조사단계에까지 계속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

(생략)

1998. 7. 2. 
재판장 판사 박용수, 판사 황진효, 판사 이균부"
문서정보
문서번호 hc00004847
생산일자 1998-07-15
생산처 인권하루소식
생산자
유형 도서간행물
형태 정기간행물
분류1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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