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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마을’ 파문과 함께 부랑인 시설의 ‘인권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명동에서 시민 30명을 만나 ‘부랑인 문제’와 관련된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이날 인터뷰 결과, 일반 시민들 속에서는 “양지마을처럼 부랑인들을 강제로 감금해 두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사회불안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부랑인들을 함부로 강제수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특히 그들의 수용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의 자의성을 크게 염려했다. 한 20대 남성은 “질서를 유지한다고 해서 그들을 자의적으로 감금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이후에 처벌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가? 더구나 재활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사회로 내보내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양지마을’의 소식을 TV를 통해 접했다는 한 30대 여성의 주장. “부랑인이라고 해서 인권이 없나요? 강제로 사람들을 데려다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하는 건 인신매매랑 마찬가지 아니에요? 그들도 국민의 한 사람인 만큼 신체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받아서는 안된다고 봐요.” 반면 “그런 사람들은 격리시켜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제대로 된 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또 “양지마을처럼 불법감금을 일삼은 자들을 엄단해야 하며, 감금이 아닌 재활을 위한 복지시설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에 대해서도 입 퇴소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엄격한 심사를 촉구했다.
한편, 시민들은 대체로 부랑인들을 가장파탄, 실직, 무능력 등으로 인해 일할 의욕을 상실하고 자포자기한 ‘사회적 패배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다수의 시민들이 “부랑인들은 개인적 결함으로 인해 생긴다”고 보고 있었지만, 일부는 “그들의 절망과 무능력이 사회구조적으로 초래된 것”이며,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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