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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항쟁을 소재로한 다큐멘터리 <레드헌트>(하늬영상) 상영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구속기소된 서준식(48, 제2회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 씨의 구속적부심이 기각되었다.
8일 오전 11시30분 서부지원(주심 배현태 판사) 304호 법정에서 40여명의 방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열렸다. 이날 재판정에는 공동변호인단 중 조광희,이석태,최병모,윤기원,임종인,이덕우,차병직 변호사 등이 참석해 변론을 맡았다.
이날 구속적부 심사에서는 구속영장에 기재된 ⑴<레드헌트>를 상영하는 등 이적표현물 제작,반포 ⑵보안관찰법 위반(집회 및 해외여행시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의무 불이행) ⑶기부금품모집규제법 위반(한겨레신문 등에 광고를 게재, 기부금 조성) ⑷현주건조물침입법(홍익대측의 불허통보를 받고도 무단침입해 인권영화제 개최) 등과 관련한 부분이 신문되었다.
검찰(김용호 검사)측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느냐 않하느냐는 식의 질문을 이어갔고, 서준식 대표의 일부사항에 대한 묵비권 행사를 시비걸기도 했다. 서준식 대표는 광범위하게 진행된 압수수색시 ‘진흙속에 진주가 있다’는 말을 했다는 형사의 말을 들어 그 흙을 털어 혐의를 만들려는 구속사유와 상관없는 사항에 대해 답변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며 광범위한 압수수색이 허용될 수 있다는 데 대해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레드헌트>의 이적성에 관한 변호인 의견에서 제주에서 올라온 최병모 변호사가 변론에 나섰다. 최변호사는 지난 10월 제주 4.3연구소 사무처장 김동만 씨를 제주도 4.3항쟁을 다룬 비디오 영상물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을 문제삼아 긴급구속했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되었던 사실을 지적하였다. <잠들지 않는 함성>이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4.3 항쟁을 본 것으로 다소 편향적이라면 <레드헌트>는 객관적 입장을 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부산 국제영화제에 상영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서 씨가 출소 뒤에도 또다시 이적행위를 하고 있다. 보안관찰법을 위반했으며, 대학의 요청을 무시하고 법질서를 무시했다. 또한 교묘한 진술회피로 진술을 거부해 계속 수사할 필요가 있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거듭밝혔다.
서준식 씨는 “인권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는 사전심의를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처벌받을 각오로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다. 보안관찰법 역시 (잘못된 법으로) 처벌받을 각오로 무시했다., 하지만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해 무엇을 숨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도주할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인권운동가 서준식 무죄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 구성과 관련해 2차 회의가 11월 10일 오전 8시 민예총 회의실(문의 743-5873)에서 열린다.
별첨: 검찰,변호인 등 심문사항 정리(변호인 심문사항은 심문요지서 별도 첨부)
(1)<레드헌트> 및 사전심의 관련
판사: 홍익대에서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영화를 상영했나, 왜 공연신고를 하지 않았나
서준식: 레드헌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작품이다.
검사: <레드헌트>는 제주 4.3사태가 이승만 정부와 미군정이 조정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서준식: 레드헌트는 국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내용이 아니다. 좌익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내용을 담은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제주 4 3항쟁에 대한 확고한 의견은 없다.
판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는가
서준식: 묵비권 행사
검찰 : 현재 진행되고있는 지방영화제를 본인이 지시한 것 아닌가?
서준식: 관련은 있으나 관할은 제2회 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한다.
(2) 보안관찰법 관련
검찰: 보안관찰법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출소때 신고조차하지 않았고 3개월마다 신고하기로 되어 있는 사항을 위반한 적 있나
서준식: 서부경찰서 경찰관 1명이 수시로 전화를 해 감시를 했고, 하는 일에 대해 고의로 숨긴 적은 없다.
(3) 기부금품모집규제법 관련
서준식: 영화제는 인권의식을 함양하고자하는 인권교육 차원에서 무료상영되었다. 아직은 돈을 내고 볼 만큼 시민들의 인권의식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영비 마련을 위해 후원회원을 모집한 것이다.
(4) 현주건조물침입 관련 및 영화제 상영관련
검찰: 홍익대측이 상영을 불허하고 학생회관 봉쇄, 단전, 단수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상영하지 않았나
서준식: 상영장소에 관한 모든 문제는 공동주최측인 홍익대총학생회측에 일임하기도 되어 있었고, 상영 2일전 인사차 학생과에 전화를 했다가 처음으로 불허방침을 전달받았다.
판사: 작년 영화제에는 문제가될 작품은 없었나.
서준식: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 역시 문제된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판사: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작품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고 하는데 누구에게 했다는 말인가
서준식: 누구의 의견을 청취했다기 보다, 검열은 헌법 위반이다. 하지만 하위법에서는 버젓이 검열하고 있다.
(5) 기타- 압수수색 범위 및 이적표현물 관련
서준식: 압수수색 영장에 국보법 위반 일체로 광범위한 압수수색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 말이 안된다. 이러한 데 늘 의문을 가져왔다. 이번 역시 상관없는 압수수색물품을 가져와 이에 대한 질문을 거무한 것이다. 만약 이런 관행이 계속 유지된다면 공안기관에게 낙인찍힌 사람들은 남아나지 않을 것. 압수수색의 범위에 문제가 있다. 사무실에서 구속되었는데 압수수색 당시 본인이 그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격리시킨 상태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가보안법 일체 라고 적힌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대며) 광범위하게 가져가면서 물품을 압수하기에 한 실무자가 항의하자 “흙 속에 진주가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런 압수수색은 부당하다. 따라서 본건에 관계없는 조사에는 응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다른 사안을 걸어 구속을 유지하겠다는 것을 뚜렷하게 느꼈고 이에 묵비권을 행사한 것이다.
검찰: 박노해 시인의 『참된 시작』이 이적서적으로 분류된 사실을 알고 있었나.
서준식: 모른다.
검찰: 대학생들에게 “한총련을 탈퇴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을 통신망에 띄우지 않았나
서준식: 띄운 적은 없고 칼럼을 썼으며 이글을 읽은 누군가가 통신망에 띄운 것이다
검찰: 마포경찰서등에서 진술거부등으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을 마음에 드는 것만 지키고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안지키냐
서준식: (판사가 묵비권 인정된다고 지적) 왜 답변을 안했는지 말해도 되는가
검찰: 필요없다
조광희 변호사 변론: “서준식 씨는 오랫동안 인권운동을 해온 사람으로 검열의 존재를 인권의 이름으로 거부한 것이다. 검열문제로 장소를 거부당해오다 어렵게 홍익대에 장소를 정한 것, 검찰이 많은 법들을 걸어 검찰은 사전심의 거부행위를 계속 추적해 오다 <레드헌트>를 시비삼은 것. <레드헌트>가 이적성이라는 것은 검찰의 독자적 판단인 듯하다.
최병모 변호사 변론: 지난 10월8일 제주 4.3연구소 사무처장 김동만 씨를 제주도 4.3항쟁을 다룬 비디오 영상물 <잠들지 않는 함성, 4.3항쟁>을 문제삼아 긴급구속했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동만씨에 따르면 ”<잠들지 않는 함성> 작품은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만든 것이기에 다소 편향적일수 있으나 <레드헌트>는 객관적 입장을 담고 있다. 그래서 부산 국제영화제에 상영될 수 있었다“고 발했다. 4.3 항쟁은 미묘한 문제로, 아직 역사적 평가가 된 상태는 아니지만, 정통성을 가진 정부라면 이 문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해야할 것이다.
검찰 의견: 검찰 17년 옥살이를 하고도 출소한 뒤에도 또다시 이적행위를 하고 있다. 보안관찰법을 위반했으며, 대학의 요청을 무시하고 면학분위기를 깨쳤으며 법질서를 무시했다. 또한 교묘한 진술회피로 진술을 거부해 계속 수사할 필요가 있다
서준식 의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인권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는 사전심의를 받을 수는 없다. 따라서 처벌받을 각오로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다.보안관찰법 역시 처벌받을 각오로 무시했다., 하지만 내가 하는 활동에 대해 무엇을 숨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도주할 사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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