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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검문에 대해 경찰은 '과거에는 인권침해도 있었지만 이젠 경찰들도 인권교육도 받았고 범죄수사에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하고 있다'고 한다. 틈날 때마다 '시대도 경찰도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어제 한 일간지의 독자투고에서도 같은 맥락의 경찰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강압적인 불심검문은 이제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과연 불심검문의 시대는 갔는가? 얼마전 고한에서 보고 들은 행태는 불심검문이 사라지지 않는 관행임을 똑똑히 알려주었다.
지난 주말 고한 흑빛공부방이 주관하는 청소년영상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고한역에 도착했다. 카지노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역사에서 사람들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출입문을 막고 검문 중인 경찰들에게 신분증을 꺼내 보이고 있었다. 이곳의 불심검문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 한다.
지난해 7월 잠시 이 곳을 들렸을 때도 똑같은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반 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상황인 것이다. 마치 음주단속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보고 '무슨 큰 사건'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 시민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기차역 출입문을 봉쇄하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을 강제적으로 검문하는 것은 계엄령과 같은 폭압적인 상황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경찰들은 '소속과 이유를 밝히는' 등 경찰관이 지켜야 하는 적법 절차마저도 무시하고 퉁명스럽게 ""신분증이요""라는 말만 되풀이한 채 모든 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긋지긋한 불심검문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팽배해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불심검문을 할 만한 중대한 사건이나 범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경찰들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차역 뿐 아니라 차량 검문도 강제적이며 무차별적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기막힐 사실은 도로가 곧 일터인 택시운전기사들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검문 당하기도 한다는 것인데 경찰에게 항의할 수 없는 '직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울화가 치밀어도 검문에 응해 똑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검문 이유를 설명하지 조차 않는단다. 지역이 좁기 때문에 경찰은 이런 '요주의 인물'들을 외워두고서 항의하면 그냥 보내준다는 것이다. ""왜 하는 거냐?""라는 질문에 대해 이 지역 경찰서장의 뭔가를 염두에 둔 '전시행정'이 아니겠냐고 한 주민은 추측할 뿐이다.
이 지역 경찰의 불심검문은 이유도 없고 일관성 아래 진행되는 것도 아니며 절차에 있어 주민을 존중하는 깍듯함도 없다. 현재 고한에서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서 경찰은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지 궁금하다. '아직도' 불법적인 불심검문인가?
(김정아 :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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