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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내 알몸수색의 근거가 되어 온 경찰청 훈령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이하 훈령)이 개정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6일 이 훈령 개정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부의 의견을 듣는 간담회를 가졌다. 경찰청의 이러한 움직임은 사회단체들의 '반인권적 알몸수색 폐지운동'에 이어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의 '알몸수색에 대한 위헌 판결', 그리고 10월 국가인권위의 '유치장내 신체검사의 요건 강화' 권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마련한 개정안은 △ 현행 훈령의 간이·정밀신체검사 전에 손으로 의복의 외면을 두드리는 외표검사 추가 △ 정밀검사의 경우 피의자가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운을 갈아입도록 탈의막을 설치하고, 가운을 입은 상태에서시행 △ 구속영장발부자는 무조건 정밀신체검사의 대상으로 정한 규정 삭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밀신체검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강력범죄 이외의 피의자들에겐 정밀신체검사를 실시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경찰청 개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아래 국가인권위)는 반인권적 알몸수색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인권침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침해조사1과 정병춘 조사관에 따르면 국가인권위는 △개정안의 외표검사나 간이검사의 구체적인 방법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피의자에게 인격적인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 △각 신체검사의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이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아 정밀신체검사가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간담회에서 지적했다. 그 밖에 유치장 내 가혹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정밀신체검사를 요구하는 수용자에게는 정밀신체검사를 실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는 안을 제안했다. 국가인권위는 이러한 권고를 반영한 개정안을 마련할 것을 경찰청에 주문했다.
현행 경찰청 훈령 하에서 신체검사는 '유치장내 질서유지와 수용자 신체보호'라는 목적을 넘어, 반인권적 알몸수색의 형태로 무분별하게 남용되어왔다. 반인권적 알몸수색 근절요구는 2000년 3월 민주노총기관지를 배포하다 연행된 여성 노조원에 대한 알몸수색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그후 인권사회단체들은 경찰청 내규의 성격을 갖는 훈령이 헌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 규범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유치장내 알몸수색 관련 경찰청훈령 폐지를 요구해왔다. 또한 행형법의 신체검사 규정을 유치장내 신체검사에 적용한다고 해도 알몸수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각 신체검사 단계마다 검사의 필요성과 그 정도를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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