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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빌과 비두 두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이 정부의 단속 추방 중단을 요구하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3일로 6일째가 됐다. 이들의 농성을 계기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존재와 이들에 대한 향후 정책방향에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두 씨는 ""임금을 안 줘도, 사장한테 맞아도 강제출국이 두려워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불법으로 살고 싶지 않다.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노동비자를 달라.""고 말한다. 비두 씨와 같이 한국 내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약 26만 명.
최근 정부는 3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를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의 자진신고 기간으로 설정하고, 신고자에 대해서는 벌금을 면제하고 최장 1년간의 출국준비기간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상당히 많은 수의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이 이미 자진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비두 씨 등 민주노총 소속 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조합원들은 자진신고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대책은 1년의 시간을 줄 뿐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 추방 정책은 그대로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법무부 체류심사과나 노동부 고용정책과 등 관련 부처에서는 ""기간을 1년이나 준 것도 큰 시혜다. 1년 내에 모든 불법체류자가 나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자진해서 신고를 하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조차도 모두 1년 뒤에 자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한 필리핀 노동자는 ""1년이라도 단속 걱정 없이 일하려고 신고는 하지만, 1년 뒤엔 신고한 사업장에서 도망 가 다른 곳에서 일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주노동자들의 분위기를 전한다. 결국 현재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일 뿐, 대안적인 이주노동자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이상학 정책국장은 ""많은 수의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존재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우선 불법체류자를 합법화하고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똑같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노동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부는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외국인력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해 올 6월 국무조정실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빌 씨는 ""만약 노동부의 새로운 인력제도가 과거 고용허가제와 마찬가지로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노동3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이는 또다른 형태의 산업연수생제이자 일종의 노예제도""라며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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