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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등장이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편리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킨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미디어는 정치권력과 시장에 예속되었고, 미디어에 대한 독점이 발생해 왔다. 이에 따라 표현의 자유는 오히려 축소 억제되는 경향마저 보였다. 결국 표현의 자유는 혁명적인 미디어 기술의 발달에 의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혹은 권력간의 투쟁을 통해 획득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왜곡현상은 가장 민주적인 미디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사이버공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선진자본주의와 미국의 주도로 구축되고 있는 새로운 미디어 공간도 상업화된 정보의 유통공간으로 전락되면서 애초에 가졌던 기대를 퇴색시키고 있다. 또한 여러 담론들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정보통신검열에 의해 축소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검열의 주체(검찰, 경찰, 안기부, 정통부, 정보통신윤리위)는 직접적인 감시와 함께 기계장치(데이터 모뎀 인터셉트)를 통해 전자우편·대화 등 개인적인 통신에서부터 전자게시판·인터넷홈페이지 등 공개적인 통신까지 24시간 동안 검열·감시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간의 일부를 차단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공간,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인간을 위한 새로운 싸움의 시작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21세기 정보화사회를 앞둔 시대에 세계인권선언 19조는 하나의 고리타분한 문구가 아닌 인간을 위한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더욱 날카로운 무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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