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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보안관찰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던 한 출소자가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17일 서울고등법원 특별11부(부장판사 최병학)는 보안관찰피처분자 고원(34·서울대 박사과정) 씨가 제기한 보안관찰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고원 씨에 대한 보안관찰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92년 사노맹 관련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됐던 고원 씨는 95년 10월 만기출소와 동시에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결정됐으며, 지난해 8월 법무부로부터 보안관찰처분 결정통보를 받았다. 당시 고 씨에 대해 보안관찰처분을 청구한 서울지검 이용훈 검사는 △출소후 기간의 일천함 △전향 거부 △복역중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단식농성한 사실 △이혼 및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트집잡아 ""고 씨가 보안관찰처분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고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고 씨는 ""출소 후 처음엔 그저 순응하려 했지만, 경찰에서 계속 전화가 오고 1년반 뒤에 보안관찰처분 결정을 통보받게 되자 일방적으로 당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밝혔다. 고 씨는 ""처음엔 포기할 생각도 해봤지만, 혼자서 법전을 뒤져가며 소송을 준비했다""며 ""재판부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절한 판결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고 씨가 보안관찰의 멍에를 벗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경우 최종심 판결을 기다려야 하며, 최종 판결에서 승소하더라도 보안관찰피처분자에서 보안관찰대상자로 신분이 바뀔 뿐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보안관찰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한편, 법원은 지난 6월에도 장민성(사노맹 관련 출소자) 씨에 대해 보안관찰처분 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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