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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국현 인권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우리는 뒤늦게나마 인권위원의 자리에서 물러난 류 위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권위원 인선절차에 관한 전면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류국현 인권위원의 임명은 그야말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진행됐다. 전임 인권위원의 사임 소식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청와대는 덜컥 새로운 인권위원의 임명 소식을 알렸다. 공기업에 낙하산을 투하하듯 전격적으로 이뤄진 일이다.
그때부터 이미 '류국현 사태'는 예고된 바나 다름없었다. 공개적인 검증절차 없이 이뤄진 류 위원의 인선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혹시라도 자질 없는 인물이 또 인권위원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었으며, 그것은 기우가 아닌 현실로 드러났다. 그것도, 검찰 출신으로서 바로 몇 해 전 대형법조비리에 연루됐던 인물이자, 국제무대에서 반인권적 발언에 앞장섰던 인물을 낙점한 '대형사고'였다.
'류국현 사태'는 이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도 허약하기 짝이 없는 국가인권위가 그나마 권력기관의 견제를 뚫고 인권의 보루 역할을 해내기 위해선 철저히 '검증'되고 '자질' 있는 인물이 인권위원의 자리에 앉아야만 한다. 이미 인권위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원 인선의 공론화와 자질검증을 요구해 왔다. 그 기준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인권신장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고 △도덕적 이유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어야 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법제도적 한계를 보완해 나갈 수 있는 강직한 품성과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후임 인선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이미 인물검증의 능력과 자격 모두를 상실한 지금의 청와대가 또다시 후임자를 인선하는 일은 단호히 반대한다. 새로운 인권위원은 차기 청와대에서 마련해야할 공정한 검증절차를 통해 인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장치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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