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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조디 윌리엄스(국제지뢰금지운동 대표, 미국)의 방한과 더불어 한반도 내 대인지뢰금지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의 초청으로 내한한 조디 윌리엄스 씨는 3일 외무부와 국방부 차관을 면담하고, 기자회견과 토론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대인지뢰금지 한국캠페인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2시 '국제대인지뢰 금지운동과 한반도'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조디 윌리엄스 씨는 ""한반도 역시 대인지뢰금지의 예외지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윌리엄스 씨는 ""미국과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특수성을 주장하며 예외조치를 촉구하고 있으나, 대인지뢰는 평시의 일상생활마저 위협하는 불법무기로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용이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윌리엄스 씨와 함께 내한한 스티븐 구스(국제지뢰금지운동 집행위원) 씨는 ""대인지뢰문제를 4자회담의 의제로 상정한 뒤, 남북 정부가 공동으로 지뢰의 생산과 사용을 중단하고 이를 제거하겠다고 선언한다면, 한반도 평화 진척의 중대한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초석
현재 한반도 내 대인지뢰금지에 대해 한국정부와 미국측은 첫째, 북한의 침략을 지연시키고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대인지뢰가 필요하며 둘째, 한반도의 대인지뢰가 DMZ에만 매설되어 있는데다, DMZ엔 민간인 출입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어 민간인 피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KCBL측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환경조성 및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 등을 위해선 대인지뢰금지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대인지뢰금지가 남북 공동의 실천사항이 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창수(KCBL 정책홍보담당) 씨는 ""남한만 일방적으로 대인지뢰를 제거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남한이 먼저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한다 해도 가입후 10년의 과정을 거쳐 지뢰를 제거하는 것이고, 필요한 경우 10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기간동안 북한을 협약에 가입시킬 수 있고 대체무기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4자회담에서 대인지뢰금지협약 가입을 의제로 설정해, 조속한 시일안에 남북한이 협약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후방지역도 지뢰위험 지역
KCBL측은 또 정부측 주장과 달리 대인지뢰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후방지역에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수 씨는 ""경남 양산 원효산, 부산 중리산, 포항 봉화산 등과 같은 후방지역에서도 대인지뢰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으며, 국방부가 지난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2년부터 97년까지 지뢰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는 3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뢰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도 파주군 금파리 주민 6명은 20년전 당한 지뢰피해를 아직 보상받지 못하고 있으며, 육군 중사였던 황경철(24) 씨는 군복무중 지뢰를 밟아 좌측 발목 아래를 절단당했지만, 본인과실에 따른 사고로 처리돼 아무런 치료지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디 윌리엄스 일행은 4일 파주군 금파리의 지뢰피해자 거주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5일 국회환경포럼 초청 간담회를 갖는 등 이후 캠페인 일정을 마친 뒤 5일 출국할 예정이다. 조디 윌리엄스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대인지뢰금지운동과 이를 통한 한반도 평화 및 군축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자못 기대가 크다.
<대인지뢰 피해 접수>
·접수처: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전화: 708-4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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