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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적 대타협이라는 평가 속에 지난 6일 노사정위원회의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 그러나, 9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재협상을 촉구하면서 분위기가 긴장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잠정합의안이 30대 재벌총수의 퇴진 및 사재헌납, 노동자 경영참가법 제정을 거부하는 등 형식적 재벌개혁안을 담고 있고, 정리해고제·근로자파견제의 법제화 등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며, 재협상 요구가 거부될 경우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관련, 정부는 민주노총의 파업에 공권력 투입등 초강수로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고, 언론도 일제히 '국민적 합의를 뒤엎은 행위'라며 비난의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인권하루소식>은 이같은 상황에서 노사정 재협상과 관련한 노동계, 학계 내 진보적 인사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청취해 보았다<편집자주>.
▶ 김상조 교수(한성대 무역학과)
노조의 정치참여와 전교조 합법화는 고용안정 포기의 댓가로 충분하지 않다. 노조의 경영참가 문제 등은 제기하는 수준에 그쳤고 민주노총이 처음부터 요구수준을 너무 낮게 잡은 느낌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합의가 됐다고 선포한 상황에서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경제위기의 정부와 재벌책임론이 노동자책임론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재협상을 한다면,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 법제화의 무효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경영참가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 조희연 교수(성공회대 사회학과)
2월 6일 노사정합의는 잠정합의였을 뿐이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은 경제파탄에 책임이 있는 재벌측에 대한 정당한 개혁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노동자의 희생쪽으로 치우쳐있다. 따라서 현장 노동자들의 비판여론 속에,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정당했다. 이제 정부와 기업 등 다른 파트너들이 재협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파업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이를 일방적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노사정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은 있게 마련이다.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해가며 인내를 가지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파업을 곧장 국가적 위기로 동일시해서 기득권을 고수하려 하는 수구세력에 문제가 있다.
▶ 박석운 소장(한국노동정책연구소)
협상을 잘못했기 때문에 잠정합의안 부결은 불가피했다. 절차상으로도 중앙위원회와 대의원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있는데 이를 거치지 않았다. 대표단에게 전권을 위임한 바 없으며, 따라서 부결과 파업은 당연하다.
▶ 하종강 소장(한울노동상담소)
총파업을 통해 정리해고를 저지하는 것 뿐 아니라, 올바른 노동유연화정책을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노동자 스스로도 깨닫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노사정 합의과정에서 지도부는 좀더 신중하고 민주적인 의사수렴을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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