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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지역 내 철거민들을 몰아내기 위한 경찰과 건설회사측의 공조작전이 또한번 연출됐다.
12일 전농동 재개발지역에서는 천막생활중이던 주민과 철거민연합 회원 등 3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되었다. 청량리경찰서측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차례 철거민과 건설회사(선경건설) 직원 간에 마찰이 발생하자 이를 빌미로 현장에 있던 철거민들을 전원 연행했으며, 뒤늦게 자녀들을 데리고 면회온 사람들까지도 모두 연행·구금했다. 연행자 중에는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도 포함되어 있으며, 경찰은 이 가운데 기소중지 상태였던 김태영(전농동), 나만형(전농동) 씨와 폭행혐의자로 지목된 박기호(행당동), 신권식(청량1동) 씨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철거민들이 전원 연행된 동안, 선경건설측은 주민들이 숙식하던 천막 4개 동 가운데 3개 동을 철거해 버렸고, 남게된 자녀 10명은 친척집 등으로 숙소를 옮겼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날 시비가 선경건설 직원들에 의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행과정에서 빠져나왔다는 손미화(35·전농동) 씨는 ""술 먹은 선경 직원들이 천막으로 내려와 시비가 벌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신권식 씨가 선경건설 안전과장이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맞아 네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민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선경 직원들은 단 한 명도 연행되지 않았으며, 영장이 청구된 4명 외에 뚜렷한 혐의가 없는 나머지 철거민들도 여전히 조사를 이유로 장시간 구금중이다. 신권식 씨를 폭행했다는 선경건설 안전과장은 현재 폭행피해자라는 이유로 진단서를 끊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철거민연합은 ""청량리경찰서에 구금중인 이희재, 남경남 씨 등 연행자들이 청량리경찰서 소속 마 아무개 전경 등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행자들은 청량리경찰서외에 노원·중랑·북부·도봉경찰서 등에 분산 구금되어 있다.
전농동은 지난해 7월 철거민 박순덕 씨의 사망을 통해 알려진 재개발지역으로 현재까지 주민들의 가수용시설 이주 문제 때문에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재개발조합과 건설회사측은 동대문구청(구청장 박훈)의 중재로 철거민들의 가수용시설 입주를 약속했으나, 약속기한이었던 2월 5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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