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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자는 여론이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이는 박영두 폭행치사사건, 수지김 조작간첩사건에 이어 최근 최종길 의문사 사건이 의문사위에 의해 타살로 밝혀진데 따른 것이다. 29일 오전 11시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공소시효배제 사회단체협의체' 등은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효배제입법을 촉구하고, 최종길 간첩공작살해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광택 교수(국민대 법대)는 ""정부는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을 적극 추진해 자기의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고 그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현 정부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아래 위원회)를 구성해 '최종길 씨가 위법한 공권력에 의해 타살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과거 정권에 비해 진전된 모습이나, 국정원 등 관련기관의 비협조에 방관적인 자세를 취하고 '위원회의 조사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미온적 반응을 보인
것은 현 정부의 과오라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 정부를 상대로 ""(최종길 타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에 대해 소멸시효를 이유로 항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이를 통해 독재정권의 과오를 청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민변 회장 최병모 변호사는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신장시키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헌법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공권력에 의한 국민 개인의 인권침해와 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반인도적 국가범죄에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입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소시효란 △범행 후 장기간 경과하여 진실발견이 어렵고 △범죄행위로 초래된 사회질서의 파괴가 회복되었고 △범죄자도 처벌에 상응하는 고통을 받았으며 △그 동안 형성된 범인의 법적 사회적 실태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 변호사는 반인도적 국가범죄의 경우는 범죄의 증거가 남아있고 처벌에 대한 요구도 강하며, 피해자는 계속 고통받는 반면 가해자는 여전히 떵떵거리는 등 공소시효의 도입취지와 맞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 최종길 유가족의 민사소송을 대리하기로 한 이석태 변호사는 △재판에서 의문사위의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재판과정을 통해 타살의 진상을 더욱 더 명백히 밝히며 △국가에 대한 금전적 요구도 하기 위해 국가배상청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고 최종길 씨의 아들 최광준 교수 등은 가혹행위치사 및 진상은폐행위 부분에 대해 국가와 당시 이후락 중정부장 등을 상대로 5억원,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최종길 씨의 주무수사관이었던 차철권 씨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차씨는 최근 신동아 3월호에서 '망인(최종길)이 간첩이라고 자백했으며 북한에 다녀왔다고 했다. 자신이 망인을 고문을 사실이 없으며 망인은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자살했다'는 내용으로 인터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장은 ""위원회의 조사과정에서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으로 허위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유가족과 인권 사회단체들은 향후 박영두 및 최종길 사건에 대해 형사고발을 검토하기로 하고, 국가인권위와의 면담을 통해 시효배제입법에 대한 의견표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미 국회에 청원한 '시효배제 특별법'에 대해 입법발의를 추진한다. 공소시효 제도가 언제까지 국가범죄에 대한 면죄부로 기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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